“다들 MVP 투표 하셨나요?” 김도영이 서서히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고봉준 2026. 10. 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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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17일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치고 웃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봉준 기자

“후보에는 누가 있나요? 수상 유력한 선수가 있을까요?”

새침데기다. 다 알면서, 모르는 척 넌지시 질문을 건넨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유력한 MVP 후보 김도영(23·KIA 타이거즈). 이전까지는 개인 타이틀에는 욕심을 내비치지 않던 김도영이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는 중이다.

김도영은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맹활약했다. LG 트윈스 마운드를 상대로 3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고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KIA는 5전3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차전은 18일 오후 2시 같은 곳에서 열린다.

초반부터 홈런 공방전이 펼쳐졌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LG. 2회 송찬의가 제임스 네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빼앗았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일의 시속 135㎞짜리 스위퍼를 공략했다. 그러자 KIA는 해럴드 카스트로의 대포로 응수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온 카스트로는 앤더스 톨허스트의 시속 141㎞짜리 몸쪽 낮은 커터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팽팽하던 흐름은 6회 깨졌다. 주인공은 올 시즌 45개의 홈런을 터뜨린 김도영. 1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김도영은 두 번째 타석에서 결정적인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톨허스트의 시속 149㎞ 직구를 통타했다. 기아챔피언스필드는 뜨겁게 달아올랐고, 김도영은 포효했다.

6회에도 김도영의 방망이가 빛났다. 무사 1, 3루에서 큼지막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백미는 8회. 2사 1루에서 다시 대포를 가동했다. 장현식의 133㎞짜리 포크볼을 제대로 받아 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LG 중견수 박해민이 힘껏 날아올랐지만, 타구는 이미 넘어간 뒤였다. 경기는 여기에서 사실상 판가름이 났고, LG의 9회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KIA의 승리가 확정됐다.

KIA 김도영. 뉴스1

김도영과 KIA로선 지난 12일 경기가 떠오르는 하루였다. 3위 결정전이자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이었던 광주 LG전에서 김도영은 2-2로 맞선 8회 존 케네디로부터 중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이 대포로 KIA는 4-2 승리를 거뒀고, 바로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끊었다. 앞서 김도영은 5일 잠실 LG전에서도 8회 역전 3점포를 때려냈던 터라 이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의 아치는 데자뷔와도 같았다.

김도영은 “LG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내 몫은 중요할 때 한 방을 쳐 줘야 하는 것이다. 이전 성적을 신경 쓰지 말고 지금 집중하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했다. 이어 “타석에서 생각이 단순해지면 방망이가 잘 맞곤 한다. 가을야구에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도영에 안긴 카스트로 (전남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김도영과 카스트로가 5-1 승리를 거두고 포옹하고 있다. 2026.10.17 iso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도영은 올 시즌 135경기에서 타율 0.308 45홈런 118타점 120득점의 놀라운 성적을 냈다. MVP 후보로도 손색없는 기록이다. 페넌트레이스 중에는 개인 타이틀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경기와 MVP 투표 모두 끝난 만큼 서서히 마음을 바꿔 가는 눈치다.

김도영은 본인이 유력한 후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취재진을 향해 “다들 투표는 하셨나”라며 묻고는 “후보에는 누가 있나 모르겠다. 수상이 유력한 선수가 있는가”라며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취재진이 “유력한 선수가 KIA 소속이라고 알고 있다”고 응수하자 “정말 모르겠다”며 웃고는 벤치를 빠져나갔다.

전남광주=고봉준 기자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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