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코앞인데 기름값 치솟자…트럼프, 러시아 제재까지 면제

고성표 2026. 10. 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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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국에 최고 100%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대러시아 제재 조항 상당수의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은 유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늘리려는 행보와 맞물린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한 행정명령에서 지난달 서명한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에 규정된 일부 제재와 제한 조치, 관세의 적용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시점에서 면제 조치를 발동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고(故) 린지 그레이엄 전 연방상원의원이 주도한 이 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마련됐다.

핵심 조항은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의 주요 구매국 등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에 최고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국가뿐 아니라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 국가에도 무역상 불이익을 주도록 설계됐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서명한 뒤 이달 18일부터 주요 조항이 시행될 예정이었다.

이번 결정에는 미국 내 유류 가격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국제시장에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재법이 그대로 시행됐다면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와 관련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공급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다만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미국 내 유류 가격을 얼마나 낮출지는 불확실하다.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로 러시아의 전쟁 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실제로 미 의회에서는 양당 의원들이 러시아산 경유 거래에 반대하며 제재 이행을 촉구했다.

이번 면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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