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사칭 논란 백악관 새 대변인, 취임 4일 만에 초고속 경질

고성표 2026. 10. 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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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신임 백악관 대변인 케이티 자카리아가 트럼프 대통령 뒤에 서 있다. 그는 업무시작 나흘만인 16일 해임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케이티 재커라이어 백악관 대변인이 업무를 시작한 지 나흘 만에 경질돼 최단명 대변인 기록을 남겼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는데도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 온 사실이 드러난 데다 첫 공식 브리핑에서도 미숙한 모습을 보이면서 논란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참모와 백악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재커라이어 대변인의 해임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 9일 대변인으로 발표된 그는 12일 공식 업무를 시작했으며, 13일 진행한 백악관 브리핑이 첫이자 마지막 공식 브리핑이 됐다.

경질의 핵심 배경은 허위 경력 논란이다. 재커라이어는 2011년 페퍼다인대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TV 출연 등에서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변인을 발표하면서 그를 변호사로 소개했지만, 자격 논란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 이후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재커라이어는 언론 인터뷰에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백악관의 인사 검증 과정에 대해서는 “백악관이 나에게 물어보지 않았다”고 답해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첫 브리핑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재커라이어는 13일 보수 성향 매체 3곳의 질문만 받은 뒤 14분가량만에 자리를 떠났다. 백악관 대변인으로서 언론 대응 능력과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조지아주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재커라이어에게 “원하지 않는다면 이 일을 할 필요는 없다.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쩌면 이 일이 그녀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해임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나는 그녀가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며 “그녀는 언론으로부터 가혹한 공격을 받아왔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해임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경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재커라이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운영사인 트럼프 미디어 테크놀로지그룹(TMTG)에서 선임 커뮤니케이션 고문으로 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발탁하며 “처음부터 충성스럽고 뛰어난 지지자였으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열렬한 팬이자 일원”이라고 소개했다.

백악관 대변인이 취임 나흘 만에 물러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던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열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카라무치는 재커라이어의 경질 소식에 엑스(X)를 통해 “타인의 고통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대변인 지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둘째 출산 이후 지난 8월 사임했다. 이후 백악관 대변인 자리는 공석이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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