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떠난 APBC 대표팀, 임시 감독 불가피…국제대회 영웅 '승짱' 이승엽은 어떨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선수는 33명이나 뽑았는데 정작 감독이 없다.
대표팀의 국제대회 성공을 이끈 류지현 감독도 이번 대회부터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이 전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다.
이번 대회가 차기 국가대표 선수는 물론, 차기 대표팀 감독을 발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존 코치 승격 또는 외부 감독 영입 방안 검토할 듯
-국제대회 경험 풍부한 이승엽 임시 감독은 어떨까

[더게이트]
선수는 33명이나 뽑았는데 정작 감독이 없다. 오는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앞둔 한국야구 대표팀 얘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류지현 감독이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으면서 대표팀 사령탑 자리가 공석이 됐다. 대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다. 야구계에서는 기존 대표팀 코치진의 감독대행부터 '국민타자' 이승엽의 임시 감독 선임까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2026 APBC는 1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2017년과 2023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를 맞는 APBC는 한국과 일본, 타이완(대만), 호주 등 4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로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제공하고 차세대 국가대표를 발굴하기 위해 창설됐다. 올해 WBC와 아시안게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주요 국제대회이기도 하다.
다만 한 해에 국제대회를 세 차례나 치르는 것은 선수들의 건강과 체력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에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12일 최종 회의를 열고 WBC에 출전했던 투수들을 제외한 33명의 APBC 대표팀 명단을 확정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 위즈 소속 투수들도 선발하지 않았다. 최종 엔트리는 28명으로, 한국시리즈 진출팀과 선수들의 몸 상태를 고려해 5명을 추가로 제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곽빈(두산), 박영현, 소형준(이상 KT) 등 WBC에서 활약했던 투수들은 이번 대회에 나서지 않는다.
이번 APBC에서 볼 수 없는 것은 WBC 주축 투수들만이 아니다. 대표팀의 국제대회 성공을 이끈 류지현 감독도 이번 대회부터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류 감독은 13일 한화의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이미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국가대표팀 감독 계약이 종료된 상황에서 프로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대표팀과의 인연도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 류 감독은 12일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도 잠시 방문해 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신의 사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KBO와 전력강화위원회도 대표팀에서 성과를 낸 뒤 프로 구단 감독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은 류 감독의 도전에 축하와 박수를 보냈다.
다만 KBO로서는 당장 한 달도 남지 않은 APBC를 지휘할 감독을 새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APBC가 WBC나 아시안게임만큼 비중이 큰 대회는 아니지만, 한국으로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무대다. 한국은 앞서 열린 두 차례 APBC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지만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에는 대회 첫 우승과 함께 일본전 패배를 설욕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이구치 다다히토 감독을 중심으로 28명의 대표팀을 구성하고 우승 준비에 나섰다. 한국도 그에 걸맞은 전력과 지도 체계를 갖춰야 한다.

KBO는 우선 이번 APBC를 임시 사령탑 체제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대안은 기존 대표팀 코칭스태프 가운데 한 명에게 감독대행을 맡기는 것이다. 류지현 감독을 보좌했던 코치들은 WBC와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대표팀 선수들을 충분히 파악했고 주요 상대국에 대한 전력 분석과 경기 운영 계획도 함께 준비했다. 기존 코칭스태프에서 감독을 선임하면 준비 과정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감독 경험이 있는 지도자도 여럿이다. 강인권 수석코치와 이동욱 수비코치는 NC 다이노스에서 1군 감독을 지냈다. 강 코치는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경험이 있고 이 코치는 2020년 통합 우승 사령탑이다. 최원호 투수코치도 한화 1군 감독 출신이다. 모두 프로 구단에서 1군을 이끈 경험이 있는 만큼 단기 국제대회 감독직을 맡길 만한 자격을 갖췄다.
문제는 코칭스태프 가운데 한 명을 감독으로 올리면 기존에 맡았던 코치 자리를 다른 인물로 채워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팀 코치진 일부가 프로 구단 감독 혹은 코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도 변수다. 시즌 종료 후 프로 구단의 자리 이동이 숨가쁘게 진행되는 시기인 만큼 기존 코치들의 APBC 참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기존 대표팀 코칭스태프보다 외부의 '감독 FA'를 임시 사령탑으로 데려오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번 APBC에서 지도력을 확인한 뒤 향후 국제대회 정식 감독 선임까지 검토하자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 가운데 하나가 이승엽 전 두산 감독이다.
현역 시절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이자 '국민타자'로 사랑받았던 이 전 감독은 은퇴 후 해설위원을 거쳐 2023년부터 2025년 6월까지 두산 사령탑을 지냈다. 두산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현역 시절 절친한 동료였던 아베 신노스케 감독의 요청을 받고 일본프로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합류했다. 지난해 가을 임시 코치로 일한 데 이어 올해는 1군 타격코치로 한 시즌을 보냈다. 현재는 요미우리의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일본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다. 현역 시절 태극마크를 달고 숱한 명장면을 만들었던 한국야구의 대표적인 스타로, 특히 일본을 상대로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8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2006년 WBC 일본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는 8회 역전 2점 홈런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8회 역전 2점 홈런을 날렸다. 이어 쿠바와의 결승에서는 1회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한국의 9전 전승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중압감과 한일전 특유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다. 국제대회 단기전이 주는 프레셔를 이겨낸 정신력과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은 짧은 기간 선수단을 이끌어 성적을 내야하는 임시 감독에겐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일본야구를 잘 안다는 장점도 있다. 이 전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프로야구에서 8시즌을 뛰었고, 올해는 요미우리 타격코치로 일본 선수들을 직접 지도했다. 이번 일본 대표팀 선수들의 특징과 일본야구의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도쿄돔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도 이 전 감독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팀의 부름에 적극적으로 응했던 이 전 감독의 이력도 떠올릴 만하다. 개인 사정이 대표팀보다 중요했던 일부 스타들과 달리 이승엽은 아무리 개인 사정이 급하고 힘든 상황일 때도 국가대표의 부름을 마다하지 않았다. APBC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감독 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 대표팀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이승엽이라면 결코 외면하지 않을 거란 게 그를 아는 많은 야구인들의 하나같은 예상이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금까지는 APBC 선수단 구성에 우선 집중했으며, 임시 감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코칭스태프의 감독대행 승격부터 외부 인사 영입까지 여러 방안을 놓고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 한다. 코칭스태프 가운데 일부 멤버도 재조정이 필요하다.
이번 APBC는 내년 프리미어12와 2028년 LA 올림픽을 대비해 젊은 선수들의 국제대회 경쟁력을 확인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단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뿐 아니라 향후 국가대표팀 운영 방향을 정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차기 국가대표 선수는 물론, 차기 대표팀 감독을 발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표팀은 11월 1일 소집돼 2일부터 8일까지 국내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른 뒤 9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12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르고 13일 일본, 14일 타이완과 차례로 맞붙는다. 결승전은 15일 열린다. 선수단은 이미 확정됐고, 남은 건 류지현 감독이 떠난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다. 대표팀 소집까지는 3주도 남지 않았다.
Copyright © 더게이트
- '안정형' 감독 선임에 기존 프런트 수뇌부 그대로...한화가 급진개혁 대신 '연속성'을 택한 이유 -
- WBC·아시안게임 이어 APBC까지? 김도영, 올해만 세 번째 태극마크 눈앞…33인 명단 포함 - 더게이트
- 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 확정…신임 단장엔 '23년 한화맨' 석장현 - 더게이트(THE G
- 한화 이글스 새 사령탑은 류지현 한국야구 대표팀 감독...3년 20억원 계약 임박 - 더게이트(THE GATE)
- “프리미어12 우승·LA올림픽 메달 목표” KBO, ‘K-베이스볼 강화 전략’ 추진 - 더게이트(THE G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