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돌발 국감 발언'에 靑 당혹…李 "굴종·사대적 태도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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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주미대사의 돌발 발언에 청와대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강 대사가 백악관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며 외교 라인의 미흡함을 지적하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프 회동에 대비해 의전·외교·경호 라인이 참여하는 실무팀도 꾸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외교 방침은 명확하게 실용적 국익 외교"라며 "국가 간 관계에 있어서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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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대사 입장 전하며 '정부 표현 겨냥한 것 아냐'
李 "이견 존재 자체 문제 삼을 수 없어"
전문가 "한미, 경제·안보 협력 악순환 빠져"

강경화 주미대사의 돌발 발언에 청와대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강 대사가 백악관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며 외교 라인의 미흡함을 지적하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강 대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악관에 대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며 한미 간 가장 어려운 현안으로 정보협력을 꼽았다. 원하는 수준의 고위급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답답하다는 심경도 내비쳤다.
대미 투자 1호 사업 확정으로 통상 갈등은 한고비를 넘겼지만 고위급 소통은 여전히 막혀 있다는 점을 현직 대사가 직접 인정한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 간 갈등설을 '이미 지난 일', '가짜뉴스'로 일축해 온 국가정보원·통일부의 설명과도 엇갈린다.
강 대사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을 두고도 "불의의 사고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 날 행사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신 우리 장병들"이라고 언급한 것과 엇갈리는 답변이다.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강 대사의 발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합참 조사 결과를 강조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기존에 밝힌 특정 표현이 맞는지에 대한 취지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절대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며 "추세 자체가 이제는 사대주의, 굴종주의적인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갈등을 겪는 나라가 한국만이 아닌 만큼, 미국이 '세계 경찰'로 불리던 시절의 잣대로 지금의 한미 관계를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프 회동에 대비해 의전·외교·경호 라인이 참여하는 실무팀도 꾸렸다. 청와대 측은 이 조직을 두고 "TF라기보다는 실무팀 차원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동은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외교 방침은 명확하게 실용적 국익 외교"라며 "국가 간 관계에 있어서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동맹은 "외교의 축"이라면서도 "이견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 협상을 이끈 외교·통상 라인을 공개 격려하고,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는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도 중요하다"며 주변국과의 균형 외교를 거듭 주문했다.
청와대로서는 대통령이 직접 고른 인사가 공개석상에서 정부의 다른 라인과 엇갈린 진단을 내놓은 점이 부담이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정보협력 갈등의 후폭풍을 일선 외교관이 떠안는 데 대한 이른바 동맹파의 불만이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의 대응을 두고는 다른 진단도 나온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의 한미 관계가 "경제 협력이 잘 안돼서 안보 협력도 안 되고, 안보 협력이 안 되니까 경제 협력도 안 되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말까지는 통상과 안보가 맞물려 선순환했는데,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와 메시지까지 굴종 외교로 규정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예전 한 20년 전처럼 그냥 누이 좋고 매부 좋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다른 외교 과제보다 앞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아쉬움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미국의 불만이 트럼프 대통령 한 사람에 그치지 않고 장관급부터 차관보급까지 퍼져 있다고 봤다. 그는 통화에서 "정보협력에서 지금 뭔가 좀 틀어져 있는 것"이라며 "저쪽에서 카운터파트를 안 보내 주면 카운터파트를 찾아가서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문을 좁힐수록 우리 쪽에서 먼저 찾아가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미 간에는 핵추진잠수함 연료 지원과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 연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목표연도 설정 등 양국 간 신뢰가 전제돼야 하는 현안이 줄줄이 남아 있다. 11월로 예상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앞두고 대통령의 메시지와 외교 현장의 진단이 엇갈리는 상황이 이어지면 협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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