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지는 의료기관 사칭… AI로 의사 얼굴·목소리까지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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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과 소속 의료진을 사칭하는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의료진 이름과 사진을 도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으로 얼굴과 목소리까지 구현해 허위 건강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의료진 사칭은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진 뿐 아니라 병원 관계자를 사칭해 물품 구매를 요구하는 사기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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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아산병원 교수를 지낸 우창윤 원장의 이름을 도용한 다이어트 식품 광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했다. 광고에는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알려준 천연 위고비’라는 문구와 함께 특정 식재료의 다이어트 효과를 내세워 구매를 유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해당 음식을 먹으면 일주일 만에 체중이 3~5kg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구매 링크는 식재료 판매 사이트로 연결됐다. 서울아산병원은 긴급 안내문을 통해 의료진 명의 도용 사실을 알리고 허위 광고에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3월에는 국군대전병원 이국종 병원장을 사칭한 유튜브 채널이 논란이 됐다. ‘이국종 교수의 조언’이라는 채널은 이 병원장 사진과 AI로 생성한 음성으로 건강정보 영상을 제작했다. 개설 약 일주일 만에 구독자 4만여명을 확보했고, 일부 영상은 조회수 60만회를 넘겼다.
영상에는 심장마비가 의심될 때 강하게 기침하거나 가슴 중앙을 두드리라는 등 의학적 근거가 없는 내용도 담겼다. 국방부는 해당 채널이 이 병원장과 무관하다며 조치에 나섰고 채널은 이후 삭제됐다. 6월에는 AI로 생성한 가짜 의사를 내세워 일반식품이 노화 방지와 신체 나이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한 업체가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해당 업체는 비타민C와 효모식품 등으로 만든 가공품을 ‘역노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해 2025년 9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약 65만개를 판매하고 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의료진 사칭은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법 제27조 제2항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사 등 의료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며, 같은 법 제90조에 따라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사칭 과정에서 금전을 편취하거나 문서를 위조·행사한 경우에는 별도 형사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의료진 뿐 아니라 병원 관계자를 사칭해 물품 구매를 요구하는 사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립춘천병원에서는 직원을 사칭한 인물이 강원지역 청과점 3곳에 과일 구매를 문의하고, 보건복지부와 병원 로고가 담긴 허위 공문서와 명함을 보내 논란이 됐다. 업체별 구매 문의 금액은 20만~60만원이었다. 비슷한 시기 충남대병원과 을지대병원에서도 임직원을 사칭해 식당에 고가 음식과 주류를 주문하고 선결제를 유도했다. 원광대병원에서도 병원 관계자를 사칭해 허위 공문으로 물품 구매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
사칭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정보 진위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의료진 SNS 계정은 병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고 건강정보는 공공기관과 전문 학회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병원 직원을 자처하며 물품 구매나 선결제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이 알려준 번호가 아닌 병원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명함이나 공문이 있더라도 실제 직원 여부와 발주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부는 소비자 기만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온라인 모니터링, 행정조사, 수사로 이어지는 3중 감시 체계를 지속 운영하고 엄정하게 단속·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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