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삼전닉스에 25조 전기요금 선납 제안…이유는 “사채발행한도 탓”

이태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gml958430@gmail.com) 2026. 10. 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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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제안했지만 삼전닉스 모두 거절
한전 “사채발행한도 5배→2배 축소 목적”
호남 전력망 1.4조, 기업이 80% 부담할 수도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뉴시스)
한국전력공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치 전기요금 25조원 선납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인정했다. 한전은 제안 이유에 대해 “사채발행한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한전 등 산업통상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한전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제안 사유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본부장 부사장은 “현재 한전의 사채발행한도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까지인데 2027년 말까지 2배 이하로 줄여야 한다”며 “20조원 이상을 선납받으면 그 범위를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자체 문제 해결을 위해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전은 지난 7월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치 전기요금인 각각 20조원, 5조원을 선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호남 등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망 건설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두 기업은 내부 검토 끝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전이 이날 국정감사에서 전기요금을 미리 받아 자체 사채발행 부담도 줄이려 했다고 설명한 것이다.

한전은 과거 대규모 적자로 재무 부담이 커지자 사채발행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에서 5배로 한시적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특례가 2027년 말 종료되면 다시 2배로 줄어든다. 한전은 이를 대비해 사채발행 규모를 줄여야 한다.

김 의원은 “반도체를 빌미로 삼성전자에 20조원, SK하이닉스에 5조원 전기요금을 선납하라고 팔을 비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그렇지 않다”며 사채발행한도 축소에 대비하려는 취지였다고 재차 설명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책 제안과 법안 발의가 있었고, 한전이 구체적인 선납 계획을 설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안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1단계 전력 공급 재원에 관한 문답도 이어졌다. 이날 김동철 사장은 김도읍 의원이 송전설비 비용 부담 주체를 묻자 “한전이 부담하는 것은 20%도 되지 않는다”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나머지를 부담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1단계 전력 공급 설비에 필요한 총사업비는 약 1조4000억원이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비용의 약 80%를 두 기업이 부담하느냐고 묻자 김 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실제 기업 부담 규모는 정부 지원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클러스터에 필요한 산업기반시설 조성·운영 비용은 총사업비의 50~100% 범위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할 수 있다.

김 사장은 “반도체특별법의 지원이 없을 때는 한전과 삼성, SK하이닉스가 전력 사용 비중에 따라서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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