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의 진심 알게 돼” 김도연의 눈물…“노출신도 고민 없었죠”

권남영 2026. 10. 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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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이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관객들도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김도연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도라와 내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나의 사고를 바꾸는 작업이 가장 중요했다"며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츰 도라와 가까워졌다. 제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던 도라의 마음을 알게 되는 과정이 꼭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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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감독 신작 ‘도라’, BIFF서 아시아 프리미어 첫선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도라' 기자회견에서 배우 김도연이 촬영 에피소드를 전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이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관객들도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영화 ‘도라’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배우 김도연은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극 중 김도연이 연기한 도라는 연약하면서도 뜨거운 내면을 지닌 소녀다. 김도연은 도라의 마음에 이입하게 된 과정을 돌아보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첫 오디션 때 일부 장면이 발췌된 대본을 받았어요.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그 부분만 리딩했는데, 그때 감독님께 ‘그러면 도라는 지금 거짓말을 하는 건가요?’라고 여쭤봤어요. 감독님께서는 ‘도라는 계속 진심을 얘기한다’고 말해주셨어요. 그 순간 머리가 띵해지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도라가 되게 외롭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도라’는 원인 모를 병을 앓는 고3 학생 도라(김도연)가 가족과 함께 서울을 떠나 바닷가 마을로 이사해 나미(안도 사쿠라)를 비롯한 새로운 이웃과 만나 교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대표적인 치료 실패 사례인 ‘도라’를 여성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올해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아시아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영화 ‘도라’ 한 장면. 에피소드컴퍼니 제공

장편 데뷔작 ‘도희야’(2014)와 두 번째 장편 ‘다음 소희’(2002), 그리고 신작 ‘도라’까지 세 편으로 연달아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정주리 감독의 신작이다. 정 감독은 애초에 첫 장편 연출작으로 ‘도라’ 시나리오를 준비했지만 투자·제작에 어려움을 겪어 미뤄뒀다가 10여년 만에 영화로 내놓게 됐다. 정 감독은 “나의 시작점으로 돌아와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주변인과의 관계 속에 격동을 겪게 되는 도라를 표현해 내기란 쉽지 않았다. 김도연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도라와 내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나의 사고를 바꾸는 작업이 가장 중요했다”며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츰 도라와 가까워졌다. 제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던 도라의 마음을 알게 되는 과정이 꼭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김도연은 “한 문장 한 문장 아름다운” 시나리오를 읽으며 “이 이야기를 이해해 가는 나날이 너무 행복하고 감동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여름에 치열하게 고생하며 찍었습니다. 일본 배우, 프랑스 촬영팀과 함께하는 작업은 처음 경험해 본 것이었어요. 모든 환경이 새롭고 재미있었죠. 연기적으로 이렇게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정주리(왼쪽부터) 감독과 배우 김도연, 송새벽이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도라'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걸그룹 아이오아이, 위키미키 출신인 김도연은 이번 영화에서 아이돌 출신으로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노출과 수위 높은 애정신을 불사했다. 그는 “스킨십 장면은 처음이었지만 대본을 읽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터라 고민하지 않았다”며 “(부담될수록) 더 대본을 보며 이 장면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려고 했다.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내보이고 연결됨을 느끼는 매우 중요한 장면이었다. 감독님이 믿음을 주셔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 이야기가 내 안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 나는 도라와 비슷한 나이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금은 나미에 더 가까워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의 나와 기성세대가 된 지금의 내가 공존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며 “내가 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를 궁금해하면서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정 감독은 “가장 취약한 존재였던 도라가 점차 회복하고 온전히 혼자 일어설 수 있는 상태가 되면서 상황이 돌변한다. 거기서 생기는 혼란이 영화의 후반부를 지배한다”며 “그 혼란 속에서 도라가 어떤 선택을 해 나가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양한 반응과 의견이 오가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산=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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