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 카사마츠 쇼 “한일 오가며 많이 배워…배우로서 좋은 인생”

권남영 2026. 10. 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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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현장 분위기는 꽤 다릅니다. 한국이 기적을 만들어간다면 일본은 기적을 기다리죠. 한국은 완벽한 그림을 위해 콘티와 의상, 분장, 연출을 만들어가지만 일본은 현장에서 함께 (기적을) 일으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 좋거나 나쁘다기보다 양쪽에서 각각 배울 점이 많습니다. 배우로서 좋은 인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면도'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일본 배우 카사마츠 쇼는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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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배우 카사마츠 쇼가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작 '면도'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과 일본의 현장 분위기는 꽤 다릅니다. 한국이 기적을 만들어간다면 일본은 기적을 기다리죠. 한국은 완벽한 그림을 위해 콘티와 의상, 분장, 연출을 만들어가지만 일본은 현장에서 함께 (기적을) 일으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 좋거나 나쁘다기보다 양쪽에서 각각 배울 점이 많습니다. 배우로서 좋은 인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면도’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일본 배우 카사마츠 쇼는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일본 스타인 카사마츠 쇼는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한국 활동을 시작한 이래 SBS 드라마 ‘모범택시 3’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HBO맥스 ‘도쿄 바이스’, 디즈니+ ‘간니발’ 등 여러 글로벌 작품에도 출연했다.

올해 BIFF 경쟁 부문 진출작인 ‘면도’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시골 저택에서 새 삶을 꾸려가던 소설가 수연(노정의)이 연휴를 맞아 찾아온 다정한 연인 신지(카사마츠 쇼)와 고립된 저택에서 시간을 보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트라우마에 대해 다룬 심리 공포 스릴러다. 연출을 맡은 김정훈 감독 “면도는 일상적 행위이지만 위험하고 서늘한 느낌도 있다”며 “평범한 일상이 점차 서늘해지는 상황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영화 ‘면도’ 한 장면. 스타플래티넘 제공

카사마츠 쇼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마이클 만 감독이 연출한 영화 ‘도쿄 바이스’에서 처음 보고 매력적이라 생각했는데 ‘굿뉴스’를 보고 다시 한 번 놀랐다”며 “원래 시나리오상 설정이 장거리 연애 커플이어서 (남자친구를) 아예 외국인으로 설정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일상의 남자친구가 갑자기 돌변할 때의 이질적인 느낌을 한국어와 일본어를 오가며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사마츠 쇼는 유창한 한국어로 “(이 영화의 기본적인 장르는) 로맨스인데 내가 로맨스 작품을 많이 한 배우가 아니다. 나쁜 사람(악역)이나 혁명가 같은 역을 주로 했던 터라 내게는 큰 도전이었다”면서 “촬영을 마치고 이렇게 영화제에 다 함께 와서 돌아보니 이건 오히려 더 깊은 로맨스가 아닐까 싶었다. 젊은 여성이 느끼는 고통, 그리고 그보다 더 깊은 로맨스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도’는 로맨스에서 시작해 공포와 심리 스릴러를 넘나드는 복합 장르의 영화다. 카사마츠 쇼는 “현장에 가기 전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가장 중요시한 건 ‘내가 보고 있는 사람이 진짜 그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연기하는 것이었다. 한 사람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감독님, 노정의 배우와의 대화를 통해 답을 얻으며 촬영해 나갔다”고 돌아봤다.

김정훈(왼쪽부터) 감독과 배우 노정의, 카사마츠 쇼가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작 '면도' 기자회견에서 손하트 포즈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노정의는 “가장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해버리는, 행복이 악몽으로 뒤바뀌는 과정을 연기하면서 우리끼리 대화가 많이 필요했다. 그 부분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며 “카사마츠 쇼, 변요한 배우와 리허설할 때 여러 방식으로 연기해 보면서 사소한 장면도 더 풍성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카사마츠 쇼의 한국어 실력에 대해 노정의는 “가끔 보면 저보다 한국말을 더 잘한다. 외국에서 (촬영하면서) 이렇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대단하다. 한국에서 작품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카사마츠 쇼는 “나는 한국 작품을 보며 연기를 배웠다. 한국 작품에 한국어로 출연하고 있는 지금이 좋다”면서 “노정의 배우가 현장 분위기를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줘서 행복하게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김 감독은 “다채롭고 새로우면서도 전체적인 통일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관객이 주인공 수연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카타르시스에 도달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특히 클라이맥스 장면이 관객에게 잘 전달됐으면 한다. 상처나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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