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덕분에 금메달"... 일본서 애국가 부른 허미미

박장식 2026. 10. 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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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랴세 나고야!", 나고야 사투리로 '어서오세요, 나고야!'라는 뜻입니다.

허미미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키타구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여자 유도 57kg이하급 결승 경기에서 몽골의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를 상대로 1대 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에서 부담이 되었다. 특히 기대하시는 분이 많은 것이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부담이었다"면서 "연락 주시는 분들이 '금메달이 아니어도 된다, 다치지만 말라'고 연락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마음 편하게 시합해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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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재일교포 출신 허미미, 대한민국 유도 종목 첫 금메달... 32년 만에 나온 57kg이하급 정상

"이랴세 나고야!", 나고야 사투리로 '어서오세요, 나고야!'라는 뜻입니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두고 서울과 경쟁했던 나고야가 38년 만에 아시아의 축제를 맞이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의 현장, 그리고 선수들이 담아내는 감동의 이야기를 정갈하게 담겠습니다. <기자말>

[박장식 기자]

▲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키타구 소재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여자 유도 57kg이하급 결승 경기에서 몽골의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를 상대로 허미미(푸른 도복)가 공격에 나서고 있다.
ⓒ 박장식
재일교포 출신이자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증손자인 한국 유도의 간판 허미미(경북체육회)가 나고야 땅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를 들어 올렸다.

허미미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키타구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여자 유도 57kg이하급 결승 경기에서 몽골의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를 상대로 1대 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에서 부담이 되었다. 특히 기대하시는 분이 많은 것이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부담이었다"면서 "연락 주시는 분들이 '금메달이 아니어도 된다, 다치지만 말라'고 연락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마음 편하게 시합해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허미미의 결승 '버티기' 통했다

이번 아시안 게임 메달 기대주로 꼽혔던 허미미는 경기 초반부터 본인의 이름에 걸맞은 경기력을 과시하며 경기에 나섰다. 첫 경기로 치른 필리핀의 조에마리 하트 라파엘과 경기에서 28초 만에 업어치기에 성공하며 승리를 거둔 데 이어, 8강전 중국 타오위잉과의 경기에서는 1분 30초 만에 '잇폰', 한판승을 따내며 메달을 확보했다.

준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까다로웠다. 우즈베키스탄의 슈쿠르존 아미노바와 맞붙은 허미미는 지도를 받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슈쿠르존 아미노바 역시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하던 상황, 허미미의 팔을 꺾은 상황에서 기술을 추가로 행한 부분이 반칙으로 인정되면서 허미미는 반칙승으로 결승에 올라섰다.

푸른 도복을 입고 결승전에 나선 허미미의 맞상대는 몽골의 아리운자야 테르비시였다. 허미미는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상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경기 시작 11초 만에 유효한 점수를 얻어내며 1점을 얻어낸 허미미는 계속해서 상대와의 치열한 싸움을 펼쳤다. 계속해서 버티기에 나선 허미미는 상대에게 업어치기를 시도하면서 우위를 가져가려 애썼다.

경기 막판 지도를 받은 데다, 아리운자야 테르비시 역시 맹렬하게 달려드는 등 막판까지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던 허미미. 허미미는 경기 중후반 상대에게 유효한 공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금메달에 가까워졌고, 경기 종료와 함께 메달을 확정 지으며 웃을 수 있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과 일본의 복수국적을 갖고 있었고, 일본 국적법에 따라 두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허미미. 허미미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조국을 향해 금메달을 안기면서, 대한민국이 32년 전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선용 선수가 썼던 금메달 기록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여자 63kg이하급에 출전한 김지수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몽골의 엥흐리일렌 르하그바토고오에게 한판패를 내주며 아쉽게 경기를 마쳤고, 남자 81kg이하급에 나선 이준환은 이란의 에게 골든 스코어 상황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뒤 한판승을 얻어내는 역대급 경기력을 펼친 끝에 동메달을 따냈다.
▲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키타구 소재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여자 유도 57kg이하급 결승 경기에서 몽골의 아리운자야 테르비시를 상대로 허미미(푸른 도복)이 공격에 나서고 있다.
ⓒ 박장식
"할머니 덕분에 금메달"

가장 먼저 본인을 한국 국가대표로 이끈 할머니 영전에 금메달을 올리러 가겠다고 말한 허미미. 그는 "할머니가 아니었으면 한국에 와서 국가대표를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면서, "내가 너무 행복하게 지내고 있기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할머니를 향한 감사를 전했다.

경기를 돌아봐 달라고 하자 "원래 초반에 점수를 땄던 적이 없었는데, 점수를 따낸 직후 시간을 보니까 3분 50초나 남았더라. 그래서 어떻게 하냐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경기를 했다. 마음속으로 상대에게 '제발 오지 마라!'라고 말하면서 버텼다"고 말했다.

허미미는 "그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번 금메달이 국제 대회를 통틀어 1년 만에 딴 것이다"라면서, "이번 대회가 정말 걱정되어서 잠도 못 자고 친구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 물어봤을 정도였는데, 정성숙 감독님이 엄청나게 도와주셔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감독님이 끝나고 안아주시면서 '엄청 잘했다'고 말하셨는데, 감독님도 울고 계셨던 것 같다"며 우승 당시를 돌아봤다.

부모님이 오시면 부담스러울까 봐 나고야에 모시지 않았다는 그는 "휴가 되면 금메달 걸어드리러 갈 생각이다"라면서, "부모님과 전화를 하는 대로 '나 1등 했다!'라고 부모님께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이후 재활 기간 동안 인생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다.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내가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라면서, "그런데 이렇게 큰 대회에서 금메달을 탈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뻤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선 대회에서 메달 자체를 받지 못해 걱정이 컸다. 오늘도 걱정이 컸다. 그런데 금메달을 탈 수 있도록 감독님이 도와주셔서 기쁘고 행복하다"며 홀가분함을 드러냈다.

허미미의 다음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그리고 그 이전에 남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는 거다. 허미미는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열심히 하고 싶다"며 "같은 방을 쓰는 (이)현지에게 금메달을 보여주면서 기운을 주고 싶다"며 웃었다.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허미미는 "인터뷰를 많이 청해주셔서 아무래도 실력이 는 것 같다"며, "애국가도 1절은 모두 외웠다. 남은 부분은 뜻을 찾아가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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