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인데 여론 조작됐다”…선거 전 ‘비상사태’ 선포 시사

강태화 2026. 10. 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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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둔 본격적 전국 순회경선에 돌입하며 자신의 두 번째 임기의 성적이 “정부와 경제 등 모든 면에서 A+”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덴턴에 위치한 피터빌트 모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날 텍사스 방문은 지난달 전당대회 때 약속한 전국 순회 지원 유세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평가된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지지율이 연일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에 대해선 “언론만큼 부패한 여론조사 기관들이 내놓는 조작된 가짜 수치”라며 “(공화당)후보 누구나 20%포인트차로 이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패색이 짙어진 선거를 앞두고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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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정책 긍정 17%인데…“모든 면에서 A+”

트럼프는 이날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텍사스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론이 우리(행정부)를 공정하게 대하지 않고 있다”며 부정적 여론이 증가한 이유를 언론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2기 행정부가 거둔 성적에 대해 스스로 ‘A+’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텍사스 지원 유세에 나서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AP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전반에 대한 지지율은 26%에 그쳤고, 선거의 핵심 이슈인 물가에 대해선 17%만 동의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화당 지지자조차 38%만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전쟁에 대한 지지율은 28%에 불과했고, ‘자율규제’에 맡기며 논란이 확산된 인공지능(AI)과 트럼프의 핵심 경제정책인 관세에 대한 긍정평가도 각각 31%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된 가짜 수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는 조작됐고 당신들이 내놓은 수치는 가짜”라며 “존 맥러플린은 실제 (지지율)수치는 그보다 훨씬 높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존 맥러플린은 과거 트럼프 캠프에서 여론조사를 담당했던 트럼프의 측근이다.

AP가 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물가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를 비롯해 트럼프가 그간 최대의 성과도 내세운 국경과 이민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도 50%에 미치지 못했다. AP홈페이지


트럼프는 현재의 고물가 등의 경제 상황이 전임 바이든 정부 때문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 역시 AP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트럼프에게 책임이 있다고 답한 것과는 큰 인식의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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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 장담하면서도…비상사태 선포 시사

트럼프는 타임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승리를 장담하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내란법(Insurrection Act)을 통한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텍사스 덴턴에 위치한 피터빌트 모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선거를 앞두고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을 배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거나 확정하지 않는다. 두고 보자”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차 “질문이 ‘내란법’을 의미하느냐”고 되물은 뒤 “나는 그것(내란법)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지만, 그걸 사용할 수도 있다”며 “많은 사람이 내가 그걸 가끔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전략가 출신의 우파 논객 스티브 배넌은 지난 7월 트럼프가 선거 조작 가능성 등을 명분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할 거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역시 8월 11일 우익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이유로 국가안보 비상사태를 선포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세상에서는 더 이상한 일도 일어난 적이 있다. 그 정도로만 해두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텍사스 지원 유세에 나서기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또 이날 인터뷰에선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는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들이 아마 나를 공격할 것이고, 나도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정책에 제동을 건 연방 대법원을 향해선 “그들이 한 일은 우리나라에 불행한 일”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임기 종료 전 행정부 구성원들을 “당연히 사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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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IQ가 최고…나라가 ‘트럼프 증오 증후군’”

트럼프는 또 AI업계에서 ‘인류 멸망론’ 등을 우려하는 것은 “사기극”이라며 “나라 전체가 가짜 뉴스에 기반하고 있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트럼프 정신이상(derangement) 증후군’에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텍사스 지원 유세에 나서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I 업계에 대해선 “IQ가 높은 (AI업계)사람들과 상대하고 있지만 내 IQ가 최고 수준이고, 내가 가장 (IQ가) 높다”며 “내 삼촌은 MIT에 41년간 있었던 걸 아느냐. 솔직히 나는 유전학을 믿고, 난 이 분야에 대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AI 업계 전문가보다 머리가 좋고,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이밖에 선거를 앞두고 반대 여론이 거세진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해서도 “많은 (야당)정치인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가 건설하지 않으면 (중국 등)다른 곳에 건설될 것”이라며 “나도 내 집 바로 옆에 (데이터센터가) 생기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사는 지역(county)에 들어서는 것은 좋다”고 했다.

트럼프는 인터뷰 말미에 백악관 출입을 금지시켰던 언론사들을 “가짜 뉴스”라고 반복적으로 비난하며 타임을 향해 “좋은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타임은 이례적으로 ‘긍정적 기사’ 작성을 요청한 트럼프의 마지막 발언을 포함한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타임(Time)은 1일 이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타임과의 인터뷰 도중 언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타임에 ″좋은 기사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타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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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 유세 돌입…유럽에 ‘비축유’ 방출 압박

트럼프는 이날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주(州)를 시작으로 11월 3일 중간선거 지원을 위한 본격적인 전국 순회 유세에 돌입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에 실망했더라도 나를 보고 투표해달라”며 접전지 35곳을 모두 방문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특히 트럼프의 순회 유세엔 오하이오, 앨라배마, 네브래스카 등 과거 공화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던 곳들도 대거 포함됐다. 트럼프 2기를 거치면서 공화당 강세지들이 이미 격전지로 변해버렸음을 인정한 동선이란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 관계자도 더힐에 “앨라배마와 오클라호마를 방문하는 건 분명 특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텍사스 덴턴에 위치한 피터빌트 모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정작 공화당에서는 트럼프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 오히려 표를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트럼프가 전면에 나섰던 지난달 텍사스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한편 이날 텍사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에 비축 경유를 방출하라고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들(유럽)은 경유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산 원유 수출 금지 대신 유럽의 전략비축 경유 방출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제 경윳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미국 내 경윳값은 갤런(3.78리터)당 6.38달러 수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경유 가격 폭등은 트럼프가 총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농기계 운영비 부담으로 직결된다. 경유는 동시에 운송 및 난방의 주요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선거가 임박할수록 물가 상승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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