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릎부상 딛고…금메달 시상대 오른 허미미

김효경, 피주영 2026. 10. 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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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의 후손인 재일동포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4·사진)가 고향인 일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을 제패했다. 심각한 부상을 딛고 일군 금메달이라 더욱 값지다.

허미미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몽골)에 유효승을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태극마크를 단 이후 허미미가 국제종합대회 개인전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한국 유도의 첫 금이기도 하다.

본지 취재 결과 허미미의 금메달은 부상을 딛고 이룬 쾌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지난 9월 일본 센다이 전지훈련 때까진 아예 유도를 못하고 쉬었다. 개막 직전까지 선수촌에서 주사 치료를 받으며 재활에 전념하는 상황이다 보니 대표팀 내부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하지 못 했다. 허미미는 무릎에 평소보다 몇 배 두꺼운 특수 테이프를 칭칭 감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나고 자란 재일동포다. 일본 유도계에서 특급 기대주로 주목 받았지만 “손녀가 태극마크를 달면 좋겠다”는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2년 한국에 건너왔다. 한일 이중국적이던 그는 이후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처음엔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 5대손이라는 출생 배경으로 주목 받았지만, 묵묵히 땀을 쏟은 끝에 유도인으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2024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29년 만에 금메달(여자 57㎏급)을 목에 걸었고, 같은 해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여자 57㎏급)과 동메달(혼성 단체)을 추가하며 유도를 넘어 한국 스포츠의 간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파리 올림픽 직후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그는 올해 초까지 재활에만 전념했다. 회복 직후 다시 무릎을 다쳐 위기를 맞았지만, 할머니 영전에 금메달을 바친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다. 허미미는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부담감도 컸다”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다시 올라서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할머니 영전에 서겠다는 다짐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궁 남자 컴파운드 간판 김종호(현대제철)는 1일 일본 오카자키시 중앙종합공원에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장정웨이(대만)를 149-145로 물리쳤다. 김종호는 2014 인천 대회부터 앞선 3개 대회 연속 개인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12년 만에 한을 풀었다.

윤규성(제2군단사령부)과 정하은(용인특례시청)은 태권도 품새 남·녀 개인전 결승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5m 속사권총 단체전의 송종호(IBK기업은행)·이건혁(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윤서영(KB국민은행)도 1749점을 합작하며 정상에 올랐다.

오카자키·나고야=김효경 기자, 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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