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김혜윤 목마 타던 곳…아미들은 술 마시러 오는 까닭

충남 당진 여행에 새 재미가 더해지면서 젊은 여행자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낮에는 아담한 서점과 소품 가게가 자리 잡은 읍성 골목을 거닐고, 밤에는 삽교호에서 드론 1000대가 펼치는 빛의 쇼를 본다. 중간에는 ‘아미’라는 이름의 특산주도 한 잔 곁들인다. 요즘 충남 당진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장면들이다.
지상에서 떠오른 1000개 별빛

‘당진 삽교호 드론 라이트쇼’는 요즘 당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콘텐트다. 올해 상반기 여섯 차례 공연에만 약 25만명이 몰렸다. 2024년 8월 첫선을 보인 뒤 누적 관람객이 150만명을 넘어섰다. 올가을에는 오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3·10·17일 오후 8시, 회당 약 12분) 드론 라이트 쇼가 이어진다. 바다공원 잔디밭 전체가 관람 명당이다.
드론 쇼가 있는 날이면 삽교호 일대가 축제 분위기다. 풍물과 댄스 등 각종 공연이 이어지고 횟집·카페·어시장도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박두신 삽교호 관광지 번영회장은 “평소보다 다섯 배가량 사람이 몰린다”며 “횟집·카페·어시장 할 것 없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공원 뒤편에는 삽교호 놀이동산이 있다. 세월 탄 간판과 놀이기구 덕분에 젊은 여행자에게 ‘레트로 여행 성지’로 통하는 곳이다. 논두렁 끝에 대관람차가 걸리는 독특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두 주인공 변우석과 김혜윤이 회전목마를 타는 장면도 여기서 찍었다. 입장료가 없어 놀이기구를 타지 않고 사진만 찍고 나와도 된다.
‘아미’로 빚은 술

요즘 이 술 고장에서 새롭게 이름을 알리는 곳이 순성면 왕매실마을이다. 둑방에 심은 매실나무 1만 그루에서 수확한 열매로 매실청을 만들다가 2020년부터 ‘순성브루어리’라는 이름으로 증류주와 막걸리에 수제맥주까지 생산하고 있다.

왕매실마을의 대표 상품은 아미산에서 이름을 딴 ‘아미주’다. 당진 쌀로 빚은 술에 매실 원액을 더한 증류주로, 40도의 높은 도수에도 ‘싱그럽고 청량하다’는 평이 많다. 마을에서 매실 따기, 매실청 담기, 술 시음 같은 체험도 운영한다.
아미주는 BTS 팬덤 ‘아미(ARMY)’와 관련이 없지만, 같은 이름 덕에 입소문을 탔다. 백윤기 순성브루어리 대표는 “3년 전 방송에서 유재석씨가 BTS 지민에게 아미주를 선물하자 밤새 주문 알림이 울렸다”고 회상했다.
순성면에만 카페 ‘아미루트’, 음식점 ‘아미여울’, ‘아미미술관’처럼 이름에 ‘아미’를 단 곳이 여럿 있다. BTS 팬들이 일부러 찾아왔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최근에는 이들 명소를 돌아보는 ‘아미로드’ 스탬프 투어까지 생겼다.
당진시도 지난 8월 ‘아미쌀’을 출시했는데, BTS를 연상시키는 보랏빛으로 쌀 포대를 꾸몄다. ‘아미’라는 이름이 술과 쌀을 넘어 당진의 관광 브랜드로 확장되고 있다.

읍성 낭만 산책

조용했던 읍성 골목에 최근 서점과 카페, 잡화점 등이 하나둘 생기면서 젊은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옛 건물의 모습을 그대로 살린 가게가 많아 골목 전체가 영화 세트장 같다.
이를테면 면천읍성 객사 앞 서점 ‘오래된 미래’는 1952년 지은 옛 자전거포를 고쳐 2019년 문을 열었다. 1층에는 그림책과 소설 등이 놓였고, 2층은 예약제로 빌려 책을 읽는 공간이다.


읍성 골목의 옛 막걸리집은 지역 화가가 운영하는 기념품 가게 ‘진달래상회’가 됐고, 옛 우체국에는 카페 ‘미인상회’가, 옛 농협 건물에는 카페 ‘면천창고’가 들어섰다.
윤미경 진달래상회 대표는 “예전엔 밥만 먹고 떠나는 동네였는데, 서점 같은 작은 상점을 찾아 일부러 온다”며 “동네가 확실히 젊어졌다”고 말했다.

면천읍성은 당진에서 이름난 국수 동네이기도 하다. ‘초원콩국수’ ‘에이스식당’ ‘김가면옥’처럼 수십 년을 이어온 콩국수집이 허다하다. 대부분 서리태를 사용해 콩물이 진하다. 초원콩국수처럼 콩국수철에만 문을 여는 집도 있다. 올해는 이달 중순까지 콩국수를 판다.
면천읍성 안쪽에 주요 관광지와 식당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콩국수 한 그릇 먹고 느긋하게 둘러봐도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다. 지난 5월에는 남문 앞에 당진시가 조성한 한옥 숙박시설 ‘성안마을’이 문을 열었다. 읍성 여행에 이제는 하룻밤이라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당진=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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