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못 찾던 산모들 응급분만… 최종 거점 의료기관 책임 다해

김민 2026. 10. 1.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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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역할은 진료실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찾아가고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지역사회의 지원체계와 연결하는 것 역시 병원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다. 인하대병원은 중증·응급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진료체계를 기반으로 인천지역 의료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이택 인하대학교 의료원장 겸 인하대병원장은 30일 "인천지역의 최종 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중증·응급환자 치료뿐 아니라 지역 의료기관 및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와 돌봄이 필요한 곳까지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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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슈] 인천지역 ‘생명 지킴이’ 인하대병원
중증·응급환자 치료, 돌봄 역할 강화
섬지역 핫라인 구축 원격 화상 협진
복지기관과 협력 일상 복귀도 지원
인하대병원 의료진이 소아중환자실에서 환아를 돌보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중증·응급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진료체계를 기반으로 인천지역 의료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병원의 역할은 진료실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찾아가고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지역사회의 지원체계와 연결하는 것 역시 병원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다. 인하대병원은 중증·응급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진료체계를 기반으로 인천지역 의료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섬 지역 의료 지원부터 정신건강과 자살 예방, 취약계층과 위기가정 지원까지 병원 안에서 시작된 의료와 돌봄을 지역사회로 넓혀가는 중이다.

이택 인하대학교 의료원장 겸 인하대병원장은 30일 “인천지역의 최종 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중증·응급환자 치료뿐 아니라 지역 의료기관 및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와 돌봄이 필요한 곳까지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를 피하지 않는 응급 서비스

인천에 사는 우즈베키스탄 임산부 A씨는 지난 27일 오후 11시55분쯤 갑작스러운 진통을 느끼고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임신 28~32주로 추정되는 산모의 미숙아 출산 가능성을 우려해 전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수소문했다.

하지만 고위험 산모 진료와 신생아중환자실 병상 확보가 동시에 필요했기 때문에 적정 의료기관을 찾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인천소방본부와 책임응급의료체계 업무협약을 체결한 인하대병원은 의료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도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판단해 응급분만을 위한 수용을 결정했다.

인하대병원 의료진은 A씨 상태를 확인한 후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했다. 다음 날인 28일 오전 2시52분쯤 체중 1.83㎏의 여아가 태어났다. 현재 아이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쌍생아를 임신했던 B씨도 지난 7월 31일 갑자기 찾아온 진통에 119 신고를 했지만 신생아중환자실 병상 부족으로 수용할 병원을 찾지 못했고 응급분만이 필요한 상황까지 몰렸다.

당시 B씨가 처한 위기에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곳 또한 인하대병원이었다. 신생아중환자실 여유 병상이 부족한 여건에도 인하대병원 의료진이 신속하게 나선 끝에 1.1㎏과 1.08㎏의 쌍생아가 무사히 태어날 수 있었다.

중증·응급환자를 제때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과 중환자 치료, 전문 진료로 이어지는 배후진료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숙아 출산 등이 우려되는 고위험 산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하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역모자의료센터,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를 운영하는 등 중증·응급환자를 위한 배후진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016년 최초 지정 이후 모든 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획득했으며 2017·2020·2024년에는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재지정 평가에서도 중증응급환자 진료와 배후진료 역량 등을 인정받았다.

지역의 의료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간 연결도 중요하다. 환자가 어느 병원에 있든 필요한 순간 전문적인 판단을 받을 수 있고 상급 치료가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전원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인하대병원 의료진이 원격중환자실 통합관제시스템을 통해 협력병원 중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습.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은 현대유비스병원과 원격 중환자실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환자의학 전문 의료진이 원격으로 환자의 생체징후와 상태를 확인하고 진료 자문과 협진을 제공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과 성인·소아 중증응급환자를 위한 24시간 핫라인과 상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전원 연계도 함께 운영한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섬 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1998년 백령도를 시작으로 영흥도와 덕적도, 연평도, 자월도 등 인천 섬 지역을 찾아 주민 진료와 건강 상담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인천시의 ‘1섬 1주치 병원’ 사업에 참여해 백령·대청·소청도 주민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의료지원 활동을 펴는 중이다.

지원 방식도 현장 진료를 넘어 지역 의료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2023년에는 백령병원에 스마트 원격화상 협진시스템을 구축해 섬 지역 의료진이 인하대병원 전문의와 협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섬 지역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기도삽관 등 응급 대응 교육을 진행하고 상급병원 전문의와 연결되는 핫라인 활용법도 공유하고 있다.

치료를 뛰어넘은 일상 복귀 지원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일은 신체적 질환을 치료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정신건강의 위기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이후에도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 역시 중요한 영역이다.

인하대병원은 2017년부터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운영하며 응급실을 찾은 자살시도자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위기평가와 사례관리, 입원·외래치료 및 지역사회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경찰청과 협력한 마음동행센터를 통해서는 경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과 긴급심리지원을 제공 중이다.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는 장애인의 건강관리와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대상과 영역에 맞춘 공공의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질병과 함께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족에게는 의료적 치료 외의 지원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이에 인하대병원은 지역 복지기관과 협력해 환자·가족이 처한 어려움을 지역사회의 지원으로 연결하는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인천사업본부와는 결식아동 지원, 재난 피해 이재민 돕기, 소아병동 아동권리옹호 캠페인 등을 진행해왔다. 최근 업무협약을 통해서는 소아병동 입원아동 정서지원, 의료적·경제적 위기가정 발굴 및 지원 연계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병원장은 “지역사회가 안심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공공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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