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라빚·주담대 폭탄 도화선… 30년물 금리 5.6% 돌파

김철오 2026. 9. 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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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장기채인 30년물 국채 금리가 29일(현지시간) 장중 5.6% 선을 돌파했다.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면 통상 30년 만기 고정형 대출로 주택이 거래되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경색되고 연방정부의 부채 이자 부담도 커진다.

미국 부동산 매물 정보 업체 브라이트MLS의 리사 스터트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에 "주담대 금리 7% 선은 불안 심리로 넘어가는 장벽"이라며 "이 선을 넘으면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킨다. 올가을 주택 거래가 크게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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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채 금리 상승에 美부동산 위축 우려
‘매일 4조원’ 연방정부 이자 부담도 가증
단기채도 급등…장단기 역전 땐 경기침체
미국 100달러 지폐 자료사진. AP연합뉴스

미국 초장기채인 30년물 국채 금리가 29일(현지시간) 장중 5.6% 선을 돌파했다.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면 통상 30년 만기 고정형 대출로 주택이 거래되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경색되고 연방정부의 부채 이자 부담도 커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따라 등락하는 단기채 금리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년 6개월 만에 가장 좁아진 장·단기채 금리 격차가 역전되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3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1시쯤 5.613%까지 치솟아 2002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후 반락한 금리는 5.6% 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최근 6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계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5.29%를 웃돌았는데, 이는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의 최고치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부부채 부담을 가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 확장 정책,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 등이 맞물려 채권 시장에서 매도세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연방정부는 채권자에게 원금을 상환할 때까지 매년 고금리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현재 미국의 정부부채는 40조 달러(약 5경4000조원)를 넘었으며 매일 갚아야 할 이자는 30억 달러(약 4조원)로 추산된다.

당장 직면한 과제는 부동산 경기 냉각 가능성이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업체 프레디맥이 가장 최근인 지난 24일 공개한 30년 만기 고정형 대출 평균 금리는 7.03%로, 1년 전(6.30%)보다 0.73%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금리에서 연준의 ‘자이언트 스탭’(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맞먹는 연간 상승 폭이 나타난 것이다.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으면 당장 원금 상환에 직면한 집주인의 주택 매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미국 부동산 매물 정보 업체 브라이트MLS의 리사 스터트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에 “주담대 금리 7% 선은 불안 심리로 넘어가는 장벽”이라며 “이 선을 넘으면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킨다. 올가을 주택 거래가 크게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양호할 때 통상적으로 장기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단기채 금리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따라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단기채로 분류되는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4.88%를 기록했는데, 4.3%를 웃돌던 이달 초와 비교하면 10% 넘게 급등했다. 이에 2년물 금리는 지난주 10년물과의 격차를 0.17%포인트까지 좁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이후 최소 폭이다.

미국에서 1977년 이후 장·단기채 금리 역전 현상은 총 8차례 나타났다. 그중 5차례는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금리 역전 이후 5~7개월 시점부터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월간 제조업 신규주문지수가 기준선인 50을 하회했다. 50을 밑돌면 제조업에서 새로운 상품 주문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장·단기채 금리 역전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이 미국보다 더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시장이 이미 고금리 국면을 ‘뉴 노멀’로 받아들였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수준에 대해 주식시장이 체감하는 임계점은 이미 상향돼 잠재적으로 5.5~6.0% 범위 안에 있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가장 최근 장·단기채 금리가 역전된 2022년 당시 전문가들이 12개월 안에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던 경기침체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는 등 과거의 사례만으로 현재 경제 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점도 경기 비관론을 반박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단기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장·단기채 금리차를 좁힐 수 있지만 장기채 금리 역시 빠르게 올라 실제로 역전될지 여부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경우 반도체 호황이 계속되면 실물경제 위축을 방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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