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띄운 ‘조희대 격노설’…법원행정처장 “아예 화 낸 적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대법원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시작된 현안질의는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조 대법원장을 내달 6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 하자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윤상현 의원은 “국회는 대법관 제청에서 임명 동의권만 갖고 있으므로 대법원장의 권한을 추궁하고 심문할 권한이 없다”며 “헌법적 근거가 없는 대법관 재제청을 요구한 이재명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 위원장은 증인 채택을 강행했다. 서 위원장은 “대법원이 (재제청 과정에서)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사퇴를 종용했고 법원행정처장도 시인했다”며 “이건 (조 대법원장을) 불러서 물어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사법부 수장을 겁박하는 나라가 어떻게 문명국가냐”(박형수 의원)며 항의했지만 서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항의를 하다가 단체로 퇴장했다.
범여권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의 ‘대법관 재제청 수용’ 의견을 묵살하고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했다는 의혹을 파고들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법원행정처는 재제청을 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조 대법원장에게 보고했으나, 조 대법원장이 격노하며 기존 제청이 유효하니 재제청 거부 의견으로 다시 정리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손솔 진보당 의원 등이 이날 이 의혹을 따져묻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2~3주 전에 여러 가지 방안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가 ‘반려’가 아니라면 재제청 불가 ▶‘반려’라면 재제청 시 대법관 추천위원회 재구성 ▶손봉기 부장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 중에 재제청 ▶국회의 임명동의 부결 이후 재제청 등의 방안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 대법원장도 이날 오전 취재진을 만나 “요청 자체가 ‘재제청하라’고만 왔다”며 “앞으로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꼭 필요한 게 있으면 공보관을 통해 (입장을) 전달해드리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대법원에 보낸 대법관 재제청 요청 공문에 요청의 사유(반려)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김 의원이 ‘청와대 입장이 반려가 아니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느냐’고 하자 노 처장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모두 문서로 돼야 하는데, (청와대 공문에) 반려한다는 말이나 임명 거부가 있지 않다”며 “문서가 아닌 다른 사정에 의해 내용이 보충되는 건 대통령 본래의 뜻이 왜곡될 수 있다”고 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이 명확하게 반려 의사 표시를 한 것 아니냐’고 하자 노 처장은 “그것은 대법원장의 생각”이라고만 했다. 김 의원은 “행정처장과의 질의 답변으로는 궁금한 걸 해결할 수 없다”며 “노 처장은 대법원장이 답변을 준비해서 국회 국정감사장에 오시기를 요청해달라”고 했다. 서 위원장이 “왜 대법원장이 고집을 피우냐”고 하자 노 처장은 “쌍방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서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노 처장에게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조문을 읽게 시키기도 했다.
다만 노 처장은 ‘조희대 격노설’에 대해서는 “격노도 아니고 아예 화를 내신 적이 없다”며 “제가 그렇게 화를 내는 걸 처음 봤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했다.

노 처장은 조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오기는 인정하고 사과했다. 예컨대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방배동 레스토랑 조찬 간담회에서 38명을 대상으로 업무추진비 115만원을 지출했다고 적혀 있는데, 해당 식당의 방은 최대 19명 수용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 처장은 “기획재정부(기획예산처 전신) 작성 원칙에 따르면 참석 인원을 기재하지 않는데 국회 측에서 실제 참석한 인원을 알려달라고 해서 담당 실무자가 임의로 기재했다고 한다”며 “죄송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압박 수위를 더욱 높여나갈 방침이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의 헌법과 법률 위반을 제대로 시정하는 것이 K-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민심을 무겁게 받들겠다”고 했다.
박준규·오소영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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