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에 정말 미안”…금메달 따고도 사과한 에이스 곽빈, 왜

“문동주에게 정말 미안했다. 지금도 미안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도 국가대표 에이스 곽빈은 3년 전을 떠올렸다. 그만큼 잘 하고 싶었고, 잘 해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7일 일본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이겼다. 대표팀은 5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완성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뒤 MVP를 묻자 “저기 있네요”라며 곽빈을 가리켰다. 곽빈은 조별리그 대만전 7이닝 무실점에 이어 일본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승리에 기여했다.

일본은 실업리그 격인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하지만 수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5 패배를 당했다. 재대결을 펼친 결승에서도 적시타거 터지지 않으며 답답한 경기를 했다. 2회 선제점 이후 잔루 12개를 만들어냈다. 결국 7회 1-1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곽빈이 마운드에서 버텨준 덕분에 끝내 승리할 수 있었다.
곽빈은 경기 뒤 “게임 전 몸에 열도 나고 심박수도 올라가야 하는데, 비가 내리고 날씨가 쌀쌀해서 그랬는지 안 됐다. 1회 때 내 공을 보고 걱정됐는데, 최원호 투수코치가 ‘긍정적인 것만 생각만 해야 한다’고 말해준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6회까지 곽빈은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적장인 가와구치 도모야스 감독도 “뛰어난 직구와 무브먼트가 좋은 변화구를 던진다. 어떤 카운트에서도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훌륭한 투수”라고 칭찬했다.
다만 92개를 던진 뒤 마운드에 오른 7회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했다. 곽빈은 “7회도 던지고 싶다고 했다. 조병현이 정말 잘 막아줘서 다행이다”라며 “그래도 이번 대회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곽빈은 정상의 순간, 3년 전을 떠올렸다. 당시 곽빈은 담 증세로 단 한 경기도 등판할 수 없었다. 문동주가 대만과 결승전에서 6이닝 무실점한 덕분에 금메달을 따냈지만 마음의 빚이 있었다. 이번 대표팀에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로 흔쾌히 합류한 것도 그래서였다.

곽빈은 “항저우 대회 때 문동주에게 정말 미안했다. 이번에 (결승전 선발등판)자리를 겪어보니까 문동주가 어린 나이에 정말 큰 짐을 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도 너무 미안하고, 내가 이번에는 그 역할을 잘 이겨낸 것 같다. 한도 조금 풀렸다”고 웃었다.
곽빈은 이제 두산 베어스의 포스트시즌을 위해 준비한다. 두산은 5위에 머무르고 있으나,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활약한 곽빈과 최민석이 있어 이번 가을 야구 다크호스로 꼽힌다. 곽빈은 “저희 팀이 가을 야구는 거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부상 없이 마무리해야 하는 게 제일 큰 과제”라고 했다.
도요하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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