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골키퍼’ 박새영 맹활약…여자 핸드볼, 숙적 일본 꺾고 금메달 [아시안게임]

이영재 2026. 9. 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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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을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드라마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계청 감독의 출사표는 허언이 아니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숙적' 일본을 꺾고 8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진 일본의 속공을 박새영이 다시 선방으로 막아냈고, 그 흐름을 살려 주장 권한나가 득점하며 한국이 2-1로 앞서 나갔다.

한국은 후반 들어 류은희와 강은혜가 '2대1' 플레이로 일본 수비를 흔들면서 득점을 성공시켰고, 교체 투입된 김민서가 3점 차로 추격당한 순간 다시 달아나는 추가골을 성공시키면서 21-17, 4점 차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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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영 골키퍼 경기 내내 선방쇼…대회 기간 세이브 46개, 방어율 55%
주장 권한나, 베테랑 류은희 연속 득점하며 공격 이끌어…이른 시기 리드
항저우 대회 아픔 씻는 천금 같은 금메달…일본 홈에서 태극기 꽂아 더욱 값진 성과
한국 박새영 골키퍼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라운드로빈 최종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 경기에서 ‘선방쇼’를 펼쳤다. 연합뉴스

“핸드볼을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드라마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계청 감독의 출사표는 허언이 아니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숙적’ 일본을 꺾고 8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지휘했던 이계청 감독은 한국 여자 핸드볼을 다시 한번 정상에 올렸다.

이계청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은 27일 오후 6시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라운드로빈 최종전에서 일본을 27-23, 4점 차이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총 7팀이 출전해 ‘라운드로빈(풀리그)’ 방식으로 치른 이번 여자 핸드볼 종목에선 각각 5연승을 달린 한국과 일본의 마지막 경기가 사실상 ‘금메달 결정전’이었다.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시상대 맨 꼭대기는 한국의 몫이었다. 지난 2022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19-29, 10점 차 완패를 당했던 아픔을 그대로 돌려줬다. 일본이 홈에서 치른 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을 결승에서 제압했기 때문에 더욱 완벽한 설욕전이었다.

한국은 이날 박새영 골키퍼의 맹활약을 앞세워 전반을 주도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박새영 골키퍼가 각도를 좁히며 나온 빠른 판단으로 일본의 첫 번째 슈팅을 막아냈다. 센터백 수비수의 블로킹도 위력을 발휘하며 경기 초반부터 한국의 조직적인 수비가 돋보였다.

양 팀 모두 측면 공격을 앞세워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특히 일본의 빠른 속공 전환이 매섭게 이어지며 한국 수비진을 흔들었다. 전반 2분, 이연경의 반칙으로 내준 7m 드로우가 골로 연결되며 일본이 먼저 점수를 냈다. 첫 득점까지 시간이 꽤 걸린 팽팽한 흐름이었다.

곧바로 ‘베테랑’ 류은희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진 일본의 속공을 박새영이 다시 선방으로 막아냈고, 그 흐름을 살려 주장 권한나가 득점하며 한국이 2-1로 앞서 나갔다. 이후 한국이 턴오버로 공을 따냈지만 곧바로 빼앗겼고, 경합 과정에서 반칙이 나오기도 했다.

초반부터 기세 싸움이 치열했다. 서로 턴오버를 주고받는 공방 속에 일본이 다시 득점하며 2-2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는 5분50초까지 한 치의 양보 없는 균형을 이뤘다. 6분 초반 류은희, 이어 6분 후반 권한나가 연속으로 득점하며 한국이 4-2로 다시 앞서갔다. 베테랑들의 결정력이 초반 승부의 균형추를 한국 쪽으로 옮겼다.

4-3 상황에서 권한나가 7m 드로우를 성공시키며 한국은 다시 5-3으로 달아났다. 권한나는 특유의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는 동작으로 일본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수비 과정에서 한미슬이 ‘뒤에서 잡는 동작’으로 2분간 퇴장을 당하며 한국은 수적 열세에 몰렸다. 그럼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한국은 오히려 이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 6-3으로 점수 차를 더 벌리며 더블 스코어 리드를 잡았다.

한국 주장 권한나 선수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라운드로빈 최종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기세를 올리던 한국이었지만 일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양 팀이 한 골씩 주고받으며 7-4가 된 상황에서 일본의 긴조 아리사가 측면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한국의 공격이 매끄럽지 못하며 잠시 득점이 끊긴 사이 일본이 다시 한 점을 보태며 7-6, 순식간에 1점 차 접전으로 좁혀졌다.

흔들리던 경기 분위기를 다잡은 건 골문을 지킨 박새영이었다. 전반 12분 선방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선방쇼’의 시동을 걸었고, 13분과 15분에도 상대의 강력한 슈팅을 연이어 막아내며 진가를 입증했다. 전반 15분까지 상대 슈팅 9개 중 4개를 막아내는 빼어난 활약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16분에는 박새영이 직접 골까지 성공시키며 ‘골 넣는 골키퍼’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전반 20분 전지연의 득점으로 11-9, 다시 2점 차이로 앞서갔다. 일본의 속공을 끊어낸 한국은 류은희의 추가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12-9로 격차를 벌렸다.

지난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패한 아픔을 잊지 않았던 류은희는 이날 절치부심, 전반 20분까지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4득점을 몰아치는 등 이날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한국 류은희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라운드로빈 최종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맹활약했다. 연합뉴스
전반 21분에는 이계청 감독이 옐로카드를 받는 상황도 나왔다. 그런 와중에도 박새영의 선방은 멈추지 않았고, 중계석에서는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따게 된다면 박새영 선수가 만든 게 아닌가 싶다”는 극찬이 나오기도 했다.

주장 권한나 역시 맹활약했다. 전반 23분, 주장 권한나가 다시 한번 7m 드로우를 성공시키며 이날 개인 4득점째를 기록했다. 스코어는 13-9, 전반 들어 처음으로 4점 차까지 격차를 벌린 순간이었다.

곧바로 이어진 일본의 속공을 박새영 골키퍼가 선방으로 막아냈지만, 앞선 상황에서 반칙이 선언됐다. 이를 틈타 일본이 한 골을 만회하며 스코어는 13-10, 다시 3점 차로 좁혀졌다.

한국은 전반 종료를 앞둔 28분, 16-11로 5점 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7m 드로우를 막아낸 선방과 연이은 중거리 득점이 원동력이 됐다. 이날 일본의 슈팅 성공률이 55%에 그친 반면, 한국은 70%를 웃도는 높은 결정력으로 경기 주도권을 이어갔다.

전반 종료 직전 한 골을 내줬지만 16-12로 경기를 후반으로 이끈 한국은 일찍부터 승리를 예감했다. 한국은 전반 한미슬이 ‘2분간 퇴장’을 두 차례 당한 것 정도가 아쉬운 점이었다.

후반전에서도 한국이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6분 19-14, 5점 차이로 앞선 한국은 전반에 이어 후반에도 여전한 박새영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핸드볼은 골키퍼 싸움이라는 말이 역시 맞다”는 중계석 멘트가 이어졌다. 박새영 골키퍼는 후반 7분 일본의 완벽한 속공 찬스를 또 한 번 선방으로 막아냈다.

한국은 후반 들어 류은희와 강은혜가 ‘2대1’ 플레이로 일본 수비를 흔들면서 득점을 성공시켰고, 교체 투입된 김민서가 3점 차로 추격당한 순간 다시 달아나는 추가골을 성공시키면서 21-17, 4점 차를 유지했다.

한국 김보은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라운드로빈 최종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슛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전도 반환점을 돈 후반 15분, 한국은 21-18로 여전히 리드를 지켰다. 이후 18분까지 소강 상태가 이어졌고 일본의 작전타임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이계청 감독은 작전타임에서 “패스를 더 빨리하고 2대1 공격으로 수비룰 뚫어야 한다. 안 되면 측면으로 공을 주고 크로스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후반에도 박새영 골키퍼의 선방은 계속 이어졌다. 후반 21분, 전반에 비해 득점이 터지지 않았던 주장 권한나가 골을 성공시키면서 한국이 24-19, 5점 차로 격차를 벌렸다. 이어진 일본의 속공은 박새영이 선방으로 막아내면서 한국은 22분이 지난 시점까지 5점의 우위를 갖고 경기를 이어갔다.

한미슬이 후반 24분 결국 세 번째 반칙과 함께 ‘레드카드’를 받고 완전 퇴장을 당한 장면은 다소 아쉬웠다. 이후 일본에 비해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한 공격을 하다 실점을 허용, 24-22로 2점까지 추격을 당했다. 이날 후반 들어 가장 점수 차이가 좁혀진 장면이었다.

분위기를 다시 반전시킨 건 주장 권한나와 ‘베테랑’ 류은희였다. 후반 28분, 권한나와 류은희의 연속 득점으로 한국은 26-22, 다시 점수 차이를 4점으로 벌리면서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이어 우빛나의 공격이 일본 수비의 반칙으로 막히면서 한국은 7m 드로우 기회를 얻었다.

주장 권한나는 이날 세 번째 7m 드로우를 다시 한번 득점으로 연결했고, 멋진 세리머니를 선보이면서 우승을 선언했다. 27-22, 한국이 후반 들어 처음으로 5점 차 우위를 잡은 순간이었다. 결국 경기는 최종 스코어 27-23, 한국의 4점 차 승리로 끝났다.

한편 박새영 골키퍼는 대회 기간 세이브 46개, 방어율 55%라는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방송을 생중계한 유현지 해설위원은 “이런 기록이 또 있었을까 싶다”며 혀를 내둘렀다. 중계석에선 “박새영이 다 했다”는 말이 여러 차례 나왔고, “주장 권한나 선수가 살아나니 한국 공격이 살아났다”는 칭찬도 연신 이어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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