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뢰에 발목 잃은 중령, 수술 뒤 첫마디 “부대원 괜찮나”

이유정 2026. 9.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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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대원들은 괜찮습니까.”

지난 21일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로 발목을 잃은 육군 25사단 수색대대장 A중령이 마취에서 깨어난 뒤 이렇게 물었다. 중상을 입었고, 마취가 풀린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다른 부대원들의 안위부터 물었다고 한다.

23일 국방부와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A중령과 장병 10여명은 사고 당시 북한군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준비하며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작전을 마무리하고 복귀하던 중 군사분계선(MDL)을 50여m 남겨둔 지점에서 첫 번째 폭발이 일어났고, 가장 선두에 있던 공병인 B중사가 크게 다쳤다.

전선지역에서 대규모 병력 투입돼 작업 중인 북한군.합동참모본부=연합뉴스


A중령은 B중사를 구조하기 위해 접근하다 2차 폭발에 휘말렸다. 이 사고로 A중령은 발목을 잃었다. 군 당국은 의무후송헬기 여러 대를 DMZ 안으로 투입해 부상자들을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했다. 두 사람 모두 당일 응급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군 소식통은 “A중령은 극심한 통증이 있었을 텐데도 고통을 호소하기보다 부대원들을 먼저 걱정했다”고 전했다. B중사 역시 보호덧신 등 장구류를 착용했지만 다리 부위에 심한 열상을 입었다고 한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취임 이튿날인 23일 수도병원을 찾아 부상 장병들을 위문했다. 강 장관은 “작전 수행 과정에서 전우를 구하기 위해 부상을 입은 여러분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A중령은 강 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도 부대원의 안위를 걱정했다고 한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나머지 병력들도 적에게 노출될 위험을 우려, 두 중상자의 사지를 들어 안전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 전우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우실 가능성이 큰 지뢰들. 왼쪽부터 북한 목함지뢰, 아군 M14 대인지뢰, M16 대인지뢰. [자료 합참]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군 내부에서는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PMD-57)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폭발 지점이 MDL과 가깝고 장병들이 보호덧신 등 장구류를 착용했는데도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남측에 주로 매설된 M14·M16 지뢰는 보호덧신이나 전투화를 착용할 경우 열상 또는 최대 발목 골절상을 입는다고 한다. 신체 절단에 이를 정도의 폭발력이었다는 점에서 폭발력이 훨씬 큰 북한 지뢰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목함지뢰도 발견이 가능한 최신형 지뢰탐지기(PRS-20K)를 공병이 지참하고도 사전에 지뢰를 탐지하지 못한 점은 의문으로 남는다.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는 지뢰 종류와 매설 주체·시기 등에 대해 “현장조사와 화약 성분 등 정밀분석 전에는 확정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북한군이 MDL을 넘어 지뢰를 고의로 매설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군사적·정전협정상 파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이날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사고 현장조사 계획도 논의했다. 조만간 유엔사와 현장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군 내부에서는 조사 시점이 늦어질 경우 현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뢰와 폭발 잔해, 토양 상태 등 현장 증거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군 당국은 추가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조사 과정에서도 장병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해당 부대를 찾아 “적이 도발하거나 침범하면 주저하지 말고 단호하게 대응하라"며 "여러분의 단호한 대응이 곧 나의 명령”이라고 주문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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