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만점 받아도 마통 금리는 ‘5%’
신용점수 900점대인 직장인 A씨는 이달 중순 인터넷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4%대에서 8%대로 오른다는 안내를 받았다. A씨는 “급전이 필요할 때 쓰려고 만든 건데 당황스럽다”며 “주변에도 마통 갱신 후 금리가 크게 올랐다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고신용자도 마이너스통장의 ‘5%대 금리’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금융채 1년물 금리와 가산금리가 함께 오른 영향이다.
22일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신규 취급 기준 연 5.01%다. 지난해 1월(5.24%) 이후 약 1년 반 만에 다시 5%대에 진입했다. 올해 1월 4.76%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랐다.

고신용자도 예외가 아니다. 7월 신규 마이너스통장 차주의 5대 은행 평균 신용점수는 961점에 달했다. 신용점수 951~1000점인 최상위 구간의 평균 금리도 4.95%로 5%에 육박했다. 신용점수가 낮아질수록 금리는 높아져 701~750점 구간에서는 5.56%까지 올라갔다.

인터넷은행의 금리 상승폭은 더 컸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3사의 평균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1월 6.04%에서 7월 6.91%로 0.87%포인트 뛰었다. 5대 은행 상승폭의 약 3.5배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두 업권의 평균 금리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7월 신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인터넷은행이 907점이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치솟은 배경에는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이 있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에 주로 활용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6월 말 연 3.283%에서 지난 21일 3.728%로 0.445%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12개월물도 3.744%에서 4.069%로 올라섰다. 마이너스통장은 대부분 변동금리인 만큼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기존 차주도 금리가 갱신될 때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고금리에도 마이너스통장에서 실제 꺼내 쓴 돈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내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말 63조6409억원에서 지난 7월 말 69조7283억원으로 6조874억원(9.6%) 증가했다. 2021년 말 이후 최대다. 다만 계좌 수는 같은 기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규 계좌 증가보다 기존 마이너스통장에서 꺼내 쓴 금액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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