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거북이는 유죄, 바쉐론은 무죄…항소심서도 고개 숙인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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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법원은 대통령 배우자 영향력을 기대한 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당시 김 여사가 "대통령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조언하거나 국정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해당 금품이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 내지 현직 대통령 배우자의 영향력 행사를 기대하는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자신 지위를 망각한 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반복적으로 이를 수수했다"고 지적했다.
서희건설 측 귀금속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고가 목걸이가 전달됐고, 김 여사가 이후 인사 청탁 내용을 인식하고도 이를 반환하지 않은 채 추가 금품을 받은 점 등을 근거로 대가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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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쉐론 시계 무죄·세한도 대가성 불인정…변호인단 “상고할 것”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440만원 추징과 이우환 화백 그림, 금거북이 보관함, 귀금속 등 몰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15일부터 이듬해 2월쯤까지 약 11개월간 4명으로부터 9차례에 걸쳐 총 2억5125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권력형 알선수재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어 당시 김 여사가 “대통령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조언하거나 국정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해당 금품이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 내지 현직 대통령 배우자의 영향력 행사를 기대하는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자신 지위를 망각한 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반복적으로 이를 수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범행으로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 내지 현직 대통령 배우자 영향력은 사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국정 전반 투명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이나 공직 인사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도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범행 이후 정황도 불리한 양형 요소로 봤다. 재판부는 사건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수사가 본격화된 뒤 김 여사가 일부 금품을 돌려주거나 범행 흔적을 은폐하려 한 점을 거론하며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목걸이와 브로치를 반환하고 귀걸이 상당액을 공탁한 것도 시점과 경위 등을 고려해 유리한 정상으로 보지 않았다.
다만 김 여사가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자신 처신을 반성한 점은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여자에게 먼저 금품을 요구하였다거나 알선 행위에 적극적으로 나간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재판부는 서성빈 드론돔 대표로부터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를 받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김 여사가 시계 구매대행을 요청했다는 주장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서 대표가 시계를 선물한 것이라고 해도 로봇개 사업 관련 알선 대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통령 경호처 로봇개 사업이 시계가 전달되기 전인 2022년 6월쯤 이미 사실상 결정됐고, 이후 체결된 임차계약으로 드론돔이 얻은 이익도 없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김 여사가 시계를 받을 당시 서 대표의 로봇개 사업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도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세한도 복제품에 대해서도 청탁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세한도 복제품이 한지살리기재단 예산으로 제작된 홍보물이라는 점 등을 들어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청탁과 별개 목적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다만 유죄로 인정한 금거북이 수수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어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다.
반면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앤코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를 비롯해 이 전 위원장에게 받은 금거북이,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받은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등은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했다.
서희건설 측 귀금속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고가 목걸이가 전달됐고, 김 여사가 이후 인사 청탁 내용을 인식하고도 이를 반환하지 않은 채 추가 금품을 받은 점 등을 근거로 대가성을 인정했다.
이 전 위원장이 건넨 금거북이 역시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을 희망한다는 의사가 김 여사에게 전달된 상태에서 건네졌다며 대가성을 인정했다. 김 전 부장검사의 이우환 화백 그림도 진품이라고 판단했다. 공천·공직 인사 등과의 대가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장이 무죄 판결 공시에 동의하는지를 묻자 김 여사는 마이크에 “동의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변호인단은 재판부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특검 측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자리를 지켰다.
선고가 끝난 뒤 김 여사는 다시 양옆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방청석에서는 “여사님 힘내세요”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지지자로 보이는 일부 방청객이 “이게 판결이냐”, “국민 세금으로 이래도 되냐”고 반발하며 욕설을 하는 등 한때 소란이 빚어졌다. 법정 경위들은 “나가세요”라고 거듭 외치며 퇴정을 요구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선고 직후 일부 무죄 판단은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나머지 혐의가 유죄로 유지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변호인단은 취재진에게 “피고인은 의례적 축하 선물을 받거나 사적인 친분 관계에서 선물을 받았고, 선물을 받을 때 먼저 선물이나 금품을 요구한 적도 없고 따로 청탁을 같이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탁에 기초해서 뭔가 자리나 이권을 제공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했다.
대통령 배우자로서 처신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형사책임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이 공직을 팔거나 부정한 청탁을 거래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도덕적 비난이나 정치적 비난과 형사 책임 문제는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징역 5년의 형량에 대해서도 “굉장히 아쉽다”며 상고 방침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유죄 판단과 양형을 모두 대법원에서 다투겠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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