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먹으려 B형간염 약 끊어도 될까? ‘간부전 사망’ 사례에 한의원 책임은…

장가린 기자 2026. 9. 22.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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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HBV)가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헬스조선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 사례를 바탕으로 B형간염을 치료받던 환자가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중단하고 한약을 복용하던 중 간 기능이 악화돼 사망한 사례를 정리했다.

B한의원이 A씨가 오랜 기간 복용해 온 항바이러스제를 중단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만큼, 약 중단 후 바이러스 재증식과 B형간염 악화 가능성, 지속적인 검사 필요성 등을 충분히 설명했어야 한다고 봤다.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간 손상을 줄이는데, 복용을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늘면서 간염이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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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다시 보기]
만성 B형간염 환자는 항바이러스제를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HBV)가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만성화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필요한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며 관리해야 한다. 특히 치료 중이던 항바이러스제를 임의로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면서 간염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한 경우 간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간부전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헬스조선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 사례를 바탕으로 B형간염을 치료받던 환자가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중단하고 한약을 복용하던 중 간 기능이 악화돼 사망한 사례를 정리했다.

◇사건 개요
50대 여성 A씨는 만성 B형간염으로 2009년경부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 왔다. 2019년 5월부터는 항바이러스제인 비리어드정을 복용했고, 같은 해 8월 B한의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은 뒤 생간탕을 처방받았다. 이후 약 4개월 동안에는 전화 상담을 통해 생간탕을 추가로 처방받았다.

A씨는 2019년 11월 비리어드 복용을 중단했다. 이후 간수치가 상승하고 소화불량·메스꺼움·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그해 12월에는 간세포 손상 정도를 확인하는 지표인 AST(GOT)가 240IU/L, ALT(GPT)가 495IU/L까지 상승했다.

2020년 1월 전화 상담에서 이 같은 상태를 확인한 B한의원 의료진은 A씨에게 병원 진료와 상급병원 입원을 권했다. 그러나 약 5일 뒤 A씨는 ALT가 1000IU/L까지 상승하고 황달까지 나타나 다른 병원에 입원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 등을 받았지만 약 일주일 뒤 의식이 떨어지는 간성뇌증이 발생했다. 간이식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간 기능은 회복되지 않았고,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가던 중 결국 사망했다.

◇유족 "한약·약 중단 때문" vs 한의원 "생간탕 부작용 근거 없어"
유족 측은 A씨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데에는 한약의 독성과 항바이러스제 복용 중단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이상 증상을 호소했는데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했다.

반면 B한의원 측은 A씨가 급격히 악화돼 사망한 것이 생간탕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인과관계 확인 안 돼… 설명·경과 관찰은 미흡"
중재원은 A씨에게 생간탕을 처방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생간탕과 급-만성간부전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B한의원이 A씨가 오랜 기간 복용해 온 항바이러스제를 중단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만큼, 약 중단 후 바이러스 재증식과 B형간염 악화 가능성, 지속적인 검사 필요성 등을 충분히 설명했어야 한다고 봤다. 또 A씨가 항바이러스제를 중단한 뒤 소화불량·메스꺼움·피로를 호소하고 간수치가 크게 올랐는데도 대면 진료나 추가 검사를 권하는 등 경과 관찰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B한의원이 항바이러스제 중단을 직접 권했다고 볼 근거는 부족했고, 이러한 설명·경과관찰 미흡이 A씨의 간부전과 사망을 직접 초래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A씨 역시 입원 권유를 바로 받아들이지 않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중재원은 결국 B한의원이 설명의무와 경과 관찰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아 A씨의 치료 선택권과 조기 치료 기회를 침해했다고 보고, 유족에게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하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조정이 성립됐다.

◇B형간염 약, 임의로 끊으면 안 돼… 한약·건기식도 주의
만성 B형간염 환자는 항바이러스제를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간 손상을 줄이는데, 복용을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늘면서 간염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약 중단 여부는 간 상태와 바이러스 수치, 치료 반응 등을 고려해 의료진과 결정해야 하며, 중단한 뒤에도 바이러스와 간수치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할 때도 간질환이 있다는 사실과 현재 복용 중인 약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모든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이 간에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일부 성분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여러 성분이 섞인 제품은 문제가 생겨도 원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평소보다 심한 피로·식욕 저하·메스꺼움이 지속되거나 피부와 눈 흰자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소변 색이 짙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간 기능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어 진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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