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내고 평생 따박따박"...'중국인 국민연금 추납'이 불러온 나비효과

전민정 2026. 9. 20. 06: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평생을 묵묵히 일하며 매달 꼬박꼬박 납부하는 국민연금.

그런데 최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외국인이 국민연금에 한 달 가입한 뒤 119개월 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몰아내 노령연금을 채우고 해외에 거주하는 배우자 등까지 부양가족으로 등록한 중국인의 사례가 알려졌다.

◆"한달치 내고 평생 받는다"...허점 드러낸 추납 제도 = 국민연금은 최소 120개월을 채워야 평생 매달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서 가입 기간을 되살리는 국민연금 추후납부(추납) 제도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 기자]

평생을 묵묵히 일하며 매달 꼬박꼬박 납부하는 국민연금.

그런데 최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외국인이 국민연금에 한 달 가입한 뒤 119개월 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몰아내 노령연금을 채우고 해외에 거주하는 배우자 등까지 부양가족으로 등록한 중국인의 사례가 알려졌다.

성실한 납세자들에게 허탈감을 자아낸 이 꼼수 수령은 순식간에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한달치 내고 평생 받는다”...허점 드러낸 추납 제도 = 국민연금은 최소 120개월을 채워야 평생 매달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직이나 사업 중단, 군복무, 경력 단절 등으로 국민연금을 내지 못한 기간에 대해 최대 119개월, 약 10년치까지 돈으로 메울 수 있다.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서 가입 기간을 되살리는 국민연금 추후납부(추납) 제도다.

1999년 제도 도입 당시의 취지는 분명했다. 국민연금 가입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노후소득 보장을 두텁게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제도는 다문화 시대 외국인에게도 적용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이어졌다.

외국인 가입자 중 일부가 이 제도를 이용해 한국에서의 실거주 기간이나 기여 기간이 턱없이 부족함에도 단기 가입 후 목돈을 '추납'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연금 수급권을 획득하는 꼼수 사례가 잇따른 것이다.

물론 전체 추납 신청자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 수 자체는 크지 않다.

하지만 국민의 혈세와 사회적 기금으로 운영되는 연금이 본래의 취지와 달리 ‘외국인 무임승차의 통로’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며 공정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목돈 미리 내 연금액 불리기”...'합법적 재테크 수단' 변질 =국민연금 추납 제도의 구조적 허점은 또 있었다.

지난 2016년 전업주부 등 소득이 없는 배우자까지 추납대상이 넓어지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일부 고소득층에선 은퇴를 앞두고 일시에 거액을 보험료로 내 연금액을 크게 불리면서 매달 성실하게 보험료를 내온 대다수 국민에게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기도 했다.

형평성 논란이 커지자 국회가 2020년 12월 추납 인정 기간을 최대 119개월로 묶었다. 이에 따라 신청 건수도 2023년 8만 7천건까지 줄어드는 등 추납 신청 열기가 빠르게 식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청 건수는 24만 4천여건으로 전년보다 1년 만에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10만 6천여건이 접수돼 역대 최고치였던 2020년 수준에 근접했다.

외국인 가입자의 쏠림 현상도 두드러져 외국인 신청 건수는 2020년 477건에서 지난해 1,517건으로 크게 뛰었다.

◆‘꼼수 추납’ 뿌리 뽑는다…내국인 포함 제도 대폭 손질= 이처럼 제도 설계와 운영에 구멍이 뚫리자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에 등에서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과 기초연금 수급 허점을 연이어 거론하며 제도 개선을 강하게 주문했다.

연금 당국도 곧바로 칼을 빼 들었다.

단기 대책으로는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 추납 심사 문턱을 대폭 높였다.

기존에는 외국인 등록과 체류 자격 유지 여부만 확인했지만 이제는 실제 국내에 머문 기간만 인정하도록 공단 업무 지침을 개정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추납을 신청하려는 외국인은 출입국에 관한 사실 증명을 필수로 제출해야 하고 국내에 체류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신청은 원천 차단된다.

해외 수급자의 생존 여부 등을 확인하는 현지 조사도 기존 연 1회에서 연 2회로 늘려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추납 제도 전반을 뜯어 고치는 전면 개편도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인데, 결과가 나오면 보건복지부와 국회가 법 개정에 나서게 된다.

개편 방안으로는 보험료 납부기간과 추납 가능기간을 연동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꼽힌다.

최소 1년이나 3년, 혹은 5년 이상 국민연금에 가입한 경우에만 실제 납부한 기간에 비례해서만 추납을 허용해 ‘연금 재테크’로 이용하지 않도록 막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국민연금 추납 논란 원인이 '느슨한 제도 설계'에 있다고 보고 "돌봄·실업 등 불가피한 사유를 중심으로 추납을 인정하고, 사유별 신청기한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민정기자 jmj@hankyungtv.com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