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크볼 첫 AG에서 메달 땄다… 직업도 포기한 1세대 이준석 결승 진출

김효경 2026. 9. 1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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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이준석. 연합뉴스

한국 테크볼이 첫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냈다. 맏형 이준석(27)이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했다.

이준석은 19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준결승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과 경기에서 상대 선수 부상으로 승리했다. 이준석은 1세트 초반 4연속 실점했으나 4연속 득점하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10-10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12-10 승리를 거뒀다. 테크볼은 12점 1세트로 두 세트를 먼저 따내면 승리한다.

이준석은 2세트에서도 3-2로 앞서나갔다. 그런데 상대인 에이단이 왼쪽 허벅지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경기가 중단됐다. 쿠웨이트 팀 관계자가 부상 조처를 했으나 에이단은 경기를 재개하지 못하면서 기권했다. 이준석은 은메달을 확보했고, 20일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이라크)와 금메달을 다툰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이준석(왼쪽). 뉴스1


테크볼(Teqball)은 2014년 헝가리에서 탄생한 종목으로 탁구와 족구를 더한 느낌이다. 곡선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축구처럼 손과 팔은 쓸 수 없고, 세 번의 터치 안에 상대편에 공을 넘겨야 한다. 같은 신체 부위를 연속으로 쓰는 건 불가능하고, 복식에선 최소 한 차례 패스를 주고 받아야 한다. 아크로바틱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친다. 강렬한 스매시(테이블 밖으로 강하게 내보내는 공격·게임당 2번까지 사용 가능)를 언제 쓸지 전략도 중요하다.

테크볼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아마추어로 선발전에 출전한 선수도 20명이 채 안 됐다. 국가대표가 된 남자 선수들은 모두 생업을 접어두고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세 명의 남자 선수(이준석·이태빈·김은준)은 축구, 유일한 여자 선수인 장은서는 세팍타크로 출신이다. 족구 실업팀에서 뛴 선수들도 있다.

이준석은 “대한민국 테크볼의 좋은 길을 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21세까지 축구선수로 뛰며 K4 리그에서 활약했고, 족구를 거쳐 테크볼을 접했다. 실업팀이 없기에 대기업 생산직으로 일하며 훈련을 병행했고, AG 정식종목이 되자 테크볼에 인생을 걸었다. 사비를 털어 헝가리 전지 훈련을 하고, 정규직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이준석. 연합뉴스


테크볼협회는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가 아니라 진천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하고, 연습장을 대관해 훈련했다.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한 점심 식사가 부실해 외부에서 조달하고, 마사지조차 하기 힘든 좁은 비즈니스 호텔에서도 꿈 하나만 바라보며 달렸다. 그리고 이준석은 대한민국 테크볼의 최초 AG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나고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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