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도조절론에 트럼프 “중국보다 앞서야”…민주당은 ‘안전 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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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쏟아진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AI 속도조절론에 반대하며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에서는 AI 업계 우려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AI 경쟁을 벌이고 있고, 특히 트럼프가 앞장서서 AI 규제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미국 의회가 관련 법안을 입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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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쏟아진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AI 속도조절론에 반대하며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에서는 AI 업계 우려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둔베그에 있는 본인 소유의 골프장에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국가이고, 솔직히 말해 나는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 AI에서 승리하는 자가 승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고 이것저것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기될 필요가 없는 것들을 제기하는 부정적 세력이 많다고 본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AI 낙관론을 펼쳐왔다. 미국이 AI 개발을 늦추면 중국이 추월한다는 게 핵심 논거다. 그는 지난 10일에도 AI의 개발이 인류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느냐는 질의에 “전혀 없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우리가 AI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측근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이날 NBC 방송에 나와 “우리는 국가에 해를 끼치고 중국에 유리한 고지를 내줄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키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AI 규제에 거리를 둔 것이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AI 속도조절론이 커지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ABC 방송에 나와 “AI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히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미국 국민을 보호하고 AI가 안전하게 발전하도록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은 NBC에서 나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규칙이 필요하고 한계도 필요하다. 통제를 벗어난 AI에는 ‘강제 정지장치(킬 스위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이날 엑스에 “연방정부가 나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내외에서 가드레일을 마련했어야 할 때가 한참 지났다”고 밝혔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뉴욕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AI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며 민주당에 AI 대응을 주요 정치 의제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에게 “하원의장이 될 경우 민주당이 공개적인 논의를 위한 틀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AI 개발을 최대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가속주의자’도, AI 파국을 초래할 것으로 보는 ‘비관론자’도 아니라고 밝히며 “우리가 제대로 관리한다면 분명 이로운 기술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는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이 AI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의회에서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관측이다. 미국과 중국이 AI 경쟁을 벌이고 있고, 특히 트럼프가 앞장서서 AI 규제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미국 의회가 관련 법안을 입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자체보다는 AI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가 중간선거의 핵심 의제가 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을 ‘죄수의 딜레마’라고 표현하며 “양국이 AI 제한조치에 협력한다면 분명 양측 모두에게 더 유리하지만, 양국은 상대방이 그런 합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믿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핵무기 통제와 달리 합의 이행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NYT는 백악관 일부 참모들도 AI 속도조절에 공감하면서도 트럼프가 공개 반대를 하는 상황이라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엑스에 “위대한 협상가라 자부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세기의 합의’를 해낼 기회를 맞았다”면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핵 군축 합의를 해낸 것처럼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AI 규제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속도조절론은 AI 업계에서 먼저 나왔다. 전날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달 동안 AI가 불러올 위험을 충분히 해결하려면 그보다 더 큰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며 속도조절론을 주장했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속도조절론이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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