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 대표 뷰티 플랫폼까지 투자…효성 화장품 사업, 판 커진다
섬유·화학·전력 인프라 등을 주력으로 하는 효성이 본격적으로 뷰티 사업에 나섰다. ‘화장품 원료→ 생산→ 유통→ 물류’까지 전방위적인 투자에 나서며 뷰티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효성은 투자 담당 계열사인 효성벤처스를 통해 일본 최대 뷰티 플랫폼인 ‘앳코스메’를 운영하는 아이스타일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앳코스메는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써보고 직접 작성하는 리뷰와 성분 분석 정보를 기반으로 성장한 플랫폼이다.
특히 리뷰를 기반으로 랭킹을 정리해 매년 발표하는 ‘베스트 코스메틱 어워드’는 대표적인 일본 화장품 지표로 꼽힐 만큼 일본 뷰티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뷰티 업계에선 일본 지출 전 필수로 거쳐야 하는 유통·마케팅 채널로 꼽힌다.

효성은 올해만 뷰티업체 4곳에 투자했다. 지난 2월 나노 바이오 기술 기반으로 기능성 화장품 원료와 제품을 만드는 파이온텍 지분 6%를 인수했다. 이 업체는 나노 버블 기술을 적용한 ‘셀퓰러’ 시리즈로 주목받고 있는데 대만에서 한 달에 10만 개 이상 판매하며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5월엔 뷰티 솔루션 개발 업체인 ACC홀딩스 지분 일부를 확보했다. 이 업체는 안티에이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인공지능(AI) 피부 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피부 문제 해결 솔루션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어 8월엔 북미 중심의 K뷰티 커머스업체인 ‘이공이공’에 전환사채(CB) 인수 방식으로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공이공은 한국 화장품을 미국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시켜 판매하는 유통·마케팅업체다.
여기에 지난해 후속 투자(첫 투자 2024년)를 진행한 AI 기반 물류 업체인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을 더하면 화장품 원료공급부터 생산·판매·배송까지 밸류체인이 형성된다. 효성이 뷰티 관련 다섯개 업체에 투자한 금액은 총 700억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중후장대 업체인 효성이 뷰티 시장을 눈독들이는 이유는 K뷰티가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다. 이전까지 국내 뷰티 업계는 내수 시장에 그쳐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글로벌 무대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3000만 달러(약 15조3436억원)로, 미국을 꺾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실제 효성이 투자에 나선 이공이공과 아이스타일은 각각 미국과 일본이 주 무대다.
뷰티 산업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뷰티 산업은 초기 진입 시 중후장대 업종처럼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하지 않고 원가 대비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효성그룹 내 화학·소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와 개발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효성티앤씨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바이오 BDO(부탄다이올)는 스판덱스 원료일 뿐 아니라 화장품 보습제 핵심 원료다.
실제 효성티앤씨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화장품 제조·판매, 유통·도소매, 전자상거래’를 포함해 정관을 변경했다. 효성 관계자는 “뷰티 신사업 검토를 위해 시장 이해 및 협력 차원에서 일부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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