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승리의 여신’ 된 하지원 “다음 시구자로 이 사람 추천”

고봉준 2026. 9. 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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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메이저리그(MLB)에는 한국인 시구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정후가 활약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이 속한 LA 다저스, 송성문이 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돌 그룹이 연일 시구자로 나서는 중이다. 세계적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 뷔를 비롯해 아이브와 에스파, 세븐틴 등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가수들이 계속해 MLB 마운드를 밟고 있다.

한국 문화의 저력을 방증하는 시구 릴레이는 이제 아이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7월에는 배우 하지원(사진)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맡았다. 전통이 깊은 펜웨이파크에서의 첫 번째 한국인 배우 시구였다. 특히 이날 보스턴이 1946년 이후 80년 만의 15연승을 질주하면서 하지원은 보스턴의 ‘승리의 여신’이 됐다.

당시 보스턴을 비롯해 뉴욕과 워싱턴 D.C. 등을 찾아 MLB 홍보 전도사로도 나선 하지원이 2일 열린 MLB 브렉퍼스트 클럽(경기와 아침식사를 함께 즐기는 조찬 행사) 미디어데이에서 그날의 감동과 의미를 되짚어봤다. 하지원은 “내겐 잊히지 않는 경험이 됐다. 내가 마치 영화 속으로 들어간 느낌을 받았다. 역사가 깊은 구장에서 시구를 맞게 돼 뜻깊었다”면서 “이제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의미 있는 시구 기회가 더욱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LB는 최근 스포츠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를 잇는 글로벌 마케팅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 타깃은 한국이다. 지난 2024년 국내에서 열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서울 시리즈는 흥행을 거뒀고, 한인들이 많이 사는 샌프란시스코와 LA에는 매일 적지 않은 코리안 빅리거 팬들이 방문한다.

과거 MLB에서 활약했던 김병현도 달라진 한국 문화의 위상을 느끼고 있다. 하지원의 시구 선생님을 맡기도 했던 김병현은 “내가 선수로 뛰던 2000년대만 해도 현지인들이 내게 일본인 혹은 중국인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노래를 미국 어디에서든 접할 수 있다. 한국이란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다는 뜻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한국인 시구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한국 문화의 힘을 느꼈다는 하지원은 “지드래곤 같은 영향력 있는 분들이 시구를 맡으면 어떨까 한다. 또, 한국의 영화감독님들을 시구자로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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