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부친상, 빈소 찾은 강훈식…여당 “장례 기간 예우”

김정석, 류효림 2026. 9. 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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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가운데)이 31일 경북 포항시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상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조 대법원장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성모병원 장례식장. 무거운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장례식장 빈소 1호실 주변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 고 조부환씨의 명복을 비는 조화가 가득 들어찼다. 이재명 대통령, 한성숙 국무총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대부분 정치권·법조계 인사들이 보낸 것이다.

조 대법원장의 부친은 전날 93세로 별세해 이곳에 빈소가 마련됐다. 조 대법원장이 외부 조문을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조문은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날 오후 1시48분쯤 빈소를 찾았다. 강 실장은 유가족을 위로하고 30분 뒤인 오후 2시18분쯤 빈소 밖으로 나왔다. 강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큰 슬픔을 겪고 계신 조희대 대법원장님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아울러 대통령께서 직접 오시지 못해 비서실장을 보낸 거란 말씀을 드렸고, 대법원장께서도 깊이 감사하며 그 마음을 대통령께 꼭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대법관 제청과 관련해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강 실장은 “여기까지만 말씀드리는 게 큰 슬픔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맞는 자세가 아닐까 싶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의 없이 서면으로 제청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조 대법원장 부친상 빈소를 찾았다. 김 대표는 조문 후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떠났다. 앞서 그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적 언행에 최대한 예우를 갖추라는 지침을 내렸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조 대법원장 부친 장례 기간에는 개인에 대한 직접적 거명이나 호명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 등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서 위원장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재제청 관련 이야기나 국회 출석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현안 질의가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여권은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조 대법원장이 부친상을 당하면서 국회 출석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놓고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가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나경원 의원은 “역대 어떤 대통령도 재제청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 재제청 권한이 법에 있느냐”고 질의했고,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법령에 규정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청와대를 엄호했다. 이건태 의원은 “불필요한 갈등과 소모적인 정쟁을 막기 위해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제청 단계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권이 모두 일치하는 적임자를 찾아 국회에 동의를 요청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조 대법원장은 법원 전체보다 본인의 정치적 소신을 앞세우고 있다”고 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류효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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