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과거사, 20년 만에 국회서 다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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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공무원노조 총파업과 관련한 대규모 징계, 그리고 2009년 공무원노조에 내린 '노조 아님' 통보를 이제는 과거사 차원에서 규명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20여 년 전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을 상대로 한 국가의 조치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진화위에 2004년 총파업 징계부터 2009년 '노조 아님' 통보, 2018년 법내 노조 인정까지 전 과정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시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가 됐던 노동조합법 시행령 조항이 '법률 유보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는데, 같은 법적 근거로 이뤄진 2009년 공무원노조 '노조 아님' 통보 역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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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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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호선 의원이 지난 25일 '2025년 행정안전부 결산심사 및 업무보고'에서 행정안전부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를 상대로 공무원노조 과거사 문제를 잇달아 제기했다. |
| ⓒ 양성윤 |
국회에서 20여 년 전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을 상대로 한 국가의 조치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2025년 행정안전부 결산심사 및 업무보고'와 27일 '2025회계연도 결산 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행정안전부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화위),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공무원노조 과거사 문제를 잇달아 제기했다.
임 의원이 짚은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2004년 공무원노조 총파업 당시 136명이 해직되고 약 4천 명이 징계받은 일이다. 둘째는 2009년 공무원노조에 내려진 '노조 아님' 통보가 2018년 법내 노조로 다시 인정받기까지 9년 넘게 이어진 일이다.
임 의원은 이 두 사건을 단순한 개별 징계나 행정처분으로 볼 게 아니라, 국가권력이 공무원의 노동기본권과 노조 활동에 어떻게 개입했는지 살펴봐야 할 과거사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지침과 회의 기록 내놔라" 행안부에 자료 요구
임 의원은 먼저 행정안전부에 2004년 총파업 당시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했다. 요구한 자료는 구체적이다. 2004년 11월 6일 당시 행정자치부 감사담당관실이 내려보낸 '총파업 관련 징계 업무 처리 지침' 원문, 같은 달 9일·11일·12일에 추가로 내려간 지침, 11월 10일의 '전공노 대책 관련 긴급 지시' 등이다. 여기에 11월 4일 법무부와 행정자치부 장관이 함께 낸 담화문 원문, 장·차관과 실무진 회의 기록, 그리고 전국 지자체별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 등 징계 현황 전체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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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당시 강원도 국정감사 자료에는 파업 참가 공무원에 대한 대규모 징계 현황과 징계 과정의 문제점이 기록돼 있다 |
| ⓒ 양성윤 |
당시 징계가 얼마나 형평성을 잃었는지는 2005년 국정감사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그해 10월 5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영순 위원은 강원도지사를 상대로 강원도 내 징계 현황을 지적하며 다른 범죄와의 극심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도박 행위는 '불문 경고', 청소년 성매매는 '감봉 1월', 미성년자 성추행은 '정직 1월', 건설업체로부터 향응을 받은 경우는 '견책'에 그쳤다. 국민 세금 14억 원을 유용한 경우조차 정직 3개월, 감봉, 견책 등 가벼운 처분에 머물렀다.
반면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강원도에서만 파면 61명, 해임 24명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영순 위원은 이를 두고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분들에게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조치"였다며, 충분한 조사나 정당한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채 중징계가 내려졌다고 질타했다.
진실화해위 "2004년부터 2018년까지 함께 살펴보겠다"
임 의원의 문제 제기는 2004년 총파업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진화위에 2004년 총파업 징계부터 2009년 '노조 아님' 통보, 2018년 법내 노조 인정까지 전 과정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앞서 과거사 진상규명을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공무원노조 역시 '국가권력에 의한 노동기본권 침해' 관점에서 진상규명이 가능한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송상교 진화위원장은 "한번 살펴보겠다"라고 답했다.
이는 공무원노조 과거사가 단순한 노조 내부 역사나 개별 조합원 징계 문제를 넘어, 국가권력과 노동기본권의 관계라는 차원에서 공적 진상규명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2009년 '노조 아님' 통보, 고용노동부에 직접 압박
임 의원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는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할 수 있는지를 직접 따져 물었다. 근거로 든 것은 2020년 대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사건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가 됐던 노동조합법 시행령 조항이 '법률 유보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는데, 같은 법적 근거로 이뤄진 2009년 공무원노조 '노조 아님' 통보 역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논리다.
임 의원은 행정기본법 제18조에 따른 소급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고용노동부가 기판력 문제와 구제 청구 승계 문제 등을 이유로 처분 취소가 어렵다고 답하자, 임 의원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2009년 노조 설립 신고 당시에는 기존 노조의 불이익을 그대로 이어받는다고 인정해 놓고, 정작 피해 구제를 청구하는 단계에서는 그 승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법률 자문을 거쳐 다시 검토한 뒤 보고하겠다"라고 밝혔다.
하나로 이어진 사건들
임 의원의 질의가 갖는 의미는 공무원노조 과거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는 데 있다. 2004년 총파업 징계와 해직, 2009년 '노조 아님' 통보, 이후 오랜 법외노조 상태, 2018년 법적 지위 회복까지 이어진 과정을 따로따로 떼어놓고 보면 당시 국가 대응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무원노조가 걸어온 길을 짚어보면 이렇다. 1948년 제헌헌법 당시만 해도 공무원이 노동기본권 주체에서 별도로 배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며 공무원의 노동운동과 집단행동은 광범위하게 제한됐다.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노동3권은 완전히 보장되지 못했고, 1999년 공무원직장협의회와 2002년 공무원노조 출범 이후에도 정부와의 충돌은 계속됐다.
2006년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된 뒤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2009년 '노조 아님' 통보로 법외노조 상태가 됐고, 2013년에는 공무원노조 서버 압수수색, 2015년에는 각 지부 사무실 폐쇄 요구가 있었다. 설립 신고가 다시 받아들여진 건 2018년이었다. 공무원노조는 이 전 과정을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국가권력이 이를 어떻게 제한하고 압박했는지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으로 보고 있다.
2021년 복직 특별법으로는 부족했다
2021년 '공무원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해직공무원의 복직과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가 한 차례 이뤄지긴 했다. 그러나 이 특별법은 해직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하는 문제, 연금 회복 문제, 이미 정년이 지난 이들을 보호하는 문제 등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한 장치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복직 조치만으로 과거 국가권력 행사가 정당했는지, 당시 어떤 조직적·정책적 대응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벌어진 노동기본권과 인권 침해의 실상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복직과 진상규명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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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장소인 대전컨벤션센터 앞에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해직공무원복직특별법 전면 개정'과 '노조 아님 통보 직권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
| ⓒ 양성윤 |
공무원노조는 현재 해직 기간의 경력 인정과 연금 회복 등을 담은 '해직공무원복직특별법'의 전면 개정, 그리고 2009년 위법한 '노조 아님' 통보의 직권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31일부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왔고, 현재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순회 경선장과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 현장 등에서도 피해 조합원의 명예 회복과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이제 관심은 국가기관의 다음 행보에 쏠려 있다. 행정안전부가 요구받은 2004년 지침과 의사결정 자료를 얼마나 성실히 내놓을지, 진화위가 실제로 진상규명 조사에 나설지, 고용노동부가 2009년 처분의 법적 문제를 어떻게 재검토할지가 관건이다.
1997년 공무원노동조합준비위원회(공노준) 결성부터 2004년, 2009년, 그리고 2018년에 이르기까지 공무원노조와 조합원들에게 가해진 국가의 조치들은 정당했는가. 그 과정에서 국가권력에 의한 노동기본권 침해가 있었다면, 국가는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책임 있게 바로잡을 것인가. 20여 년이 지난 지금, 국가가 이 질문에 답할 차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성윤 시민기자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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