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적법’ 허위자료 낸 국토부 7명 송치

조민아 2026. 8. 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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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당시 여객기와 충돌한 시설물이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국토교통부 공무원 7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참사 직후인 2024년 12월 30일과 31일 '무안공항에 로컬라이저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두 차례 작성·배포한 국토부 고위급 등 공무원 7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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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피하려 관련 규정 축소 해석
규정 위반 인지한 정황 증거 나와
참사 1년 8개월만 ‘늑장 수사’ 도마
유족 “꼬리 자르기…근본원인 규명”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기자실에서 한동훈 ‘12.29 여객기 참사 사건’ 특별수사단장이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국토부 공무원 7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당시 여객기와 충돌한 시설물이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국토교통부 공무원 7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참사 1년8개월 만의 첫 송치다. 유가족들은 “꼬리 자르기식 수사”라며 참사 원인에 대한 조속한 규명을 촉구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참사 직후인 2024년 12월 30일과 31일 ‘무안공항에 로컬라이저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두 차례 작성·배포한 국토부 고위급 등 공무원 7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당시 국토부 장·차관은 송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수단은 참사 원인과 관련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은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의 착륙을 돕는 전파 송신 장치다. 관련 규정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지침은 공항 내 장애물로 간주되는 시설은 부서지기 쉽게 설계·제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축소 해석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국토부가 당시 콘크리트 둔덕의 규정 위반을 이미 알고 있었을 정황 증거도 나왔다. 경찰은 국토부가 참사 직후인 지난해 1월 6일 한국공항공사에 보낸 ‘무안공항 특성상 콘크리트 구조물의 불가피성을 검토하되 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적절한 시기에 위법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이 문서를 누가 작성했는지, 어떻게 유통됐는지 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국토부 내부 회의에서 ‘(활주로 내 시설물이) 부서지기 쉬워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보도자료를 신중히 내야 한다’ 등 실제 배포된 자료와 배치되는 의견이 나왔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부분들은 철저히 무시됐고 국토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료가 나왔다”며 고의적 은폐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콘크리트 둔덕 설치 등 참사 원인에 대한 수사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남경찰청이 약 1년간 한 명도 송치하지 못한 데 이어 지난 1월 사건을 넘겨받은 국수본 특수단의 수사도 장기화하면서 ‘늑장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자들은 공소 유지를 위해 한꺼번에 법정에 올려야 한다는 검찰 입장이 있었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도 끝나야 수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1일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2007년 무안공항 개항 당시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은 무안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무자 위주의 이번 송치는 그동안 국가가 179명이 숨진 참사를 어떻게 은폐·통제했는지 보여주는 서막”이라며 “조류 관리 부실, 기체 결함 등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도 명명백백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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