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입추 매직”...쉽게 꺾이지 않는 더위에 ‘처서 매직’ 유효할까

최희령 2026. 8.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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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 되는 걸까. 올해는 9월 말까지 기후학적으로 '여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처서는 24절기 가운데 열네 번째 절기로 여름 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를 뜻한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해 9월 말까지도 여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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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이후에도 한낮 최고 기온 30도 웃돌아
동쪽 고기압 수축…북태평양 고기압 다시 힘 얻어
전문가 “‘여름’ 지속돼도 체감 더위 약해질 것”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관광객들이 늦가을 풍경을 만끽하고 있다. 쿠키뉴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 되는 걸까. 올해는 9월 말까지 기후학적으로 ‘여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몰 시간이 빨라지고 열대야가 줄어들면서 시민들이 체감하는 더위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처서를 끼고 있는 이번 주말까지 최고 기온 30도가 넘는 고온 현상이 계속된다. 23일인 처서가 지나도 ‘가을 관문’의 효력 없이 한동안 한낮 더위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처서는 24절기 가운데 열네 번째 절기로 여름 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를 뜻한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절기가 바뀔 때마다 날씨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현상을 빗대 ‘절기 매직’이라는 표현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입추를 전후해서도 이른바 ‘입추 매직’이 화제가 됐다. 입추 당일인 지난 7일에는 전국 곳곳의 기온이 40도 안팎까지 치솟으며 폭염이 절정에 달했다.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 따르면 이날 서울 노원구의 기온은 40.2도까지 올랐다. 경기 하남시 덕풍동과 전남 광양시 광양읍도 40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입추가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이전보다 선선해졌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잇따랐다. SNS에서는 “입추가 지나자 전보다 시원해진 것 같다”, “이제 좀 살겠다”는 글과 함께 ‘입추 매직’이라는 표현이 확산했다.

실제로 기온 변화도 나타났다. 지난 8일 오후 6시부터 9일 오전 9시까지 서울의 일 최저기온은 열대야 기준선인 25도에 못 미치는 24.5도까지 내렸다. 지난달 23일부터 17일간 이어졌던 열대야가 멈춘 것이다. 이어 10일 오후 4시에는 전국에 내려졌던 폭염경보도 모두 해제됐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위치한 한 옷가게에 가을옷이 전시돼 있다. 쿠키뉴스
‘처서 속담’ 옛말?…여름 계속되나

그러나 이번 처서에는 기대와 달리 무더위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해 9월 말까지도 여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에도 10월까지 늦더위가 장기간 이어진 만큼 절기와 실제 계절 변화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나타난 ‘입추 매직’ 역시 절기에 따른 계절 변화라기보다 일시적인 기압계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때 40도에 육박했던 기온이 내려간 것은 더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진 결과라는 것이다.

김해동 계명대 기후환경공학과 교수는 “당시에 오호츠크 고기압이 확장되며 동측에서 공기가 불어오며 온도가 잠시 낮아졌다”며 “당시 태풍 ‘찬홈’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태풍은 저기압이라, 고기압과 만나 서쪽까지 바람이 들어올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또 “지금은 그 고기압이 수축돼 있는 상태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바람이 들어와서 다소 덥고 습한 날씨가 됐다”며 “9월 중순과 추석 이후까지도 여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9일 동안 일 평균기온이 20°C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을 때 그 첫 번째 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정의한다. 처서가 지나도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기후학적으로 여름이 계속되는 셈이다.

전문가 “체감상 처서 매직 유효해”

다만 올해 ‘처서 매직’이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낮 시간 30도를 넘는 고온이 이어지더라도 열대야 감소와 빨라진 일몰 등으로 체감하는 더위는 한층 누그러질 수 있어서다.

김 교수는 “처서가 지나면 해가 지는 시간이 오후 7시10분 가까이로 당겨진다”며 “대륙은 해상보다 열이 빠르게 식기 때문에 공기도 이전보다 빨리 냉각된다. 저녁 들어 시원해졌다고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일몰 시간과 열대야 일수, 습도 등의 변화가 체감 더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17일간 이어졌던 때와 비교하면 열대야 빈도도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 지쳐 있던 시민들에게는 날씨가 달라졌다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라고 덧붙였다.

최희령 기자 b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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