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규제도 안했는데…내수 침체에 교회·물고기 담보 대출도 부진
농협·신협·수협 등 협동조합에 기반을 둔 상호금융기관은 조합원의 금융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지역 사업자 밀착형 ‘풀뿌리 대출’ 상품을 취급한다. 교회·물고기·한우 등을 담보로 한 대출 상품도 있다. 이런 상호금융권의 ‘풀뿌리 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가계대출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도 받지 않지만,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증가 속도가 더뎌졌다.
22일 중앙일보 집계 결과, 올해 6월 말 현재 신협중앙회가 취급한 교회 담보 대출 잔액은 1조6728억원을 기록했다. 자료를 집계한 2017년 말(2888억원)과 비교하면 5.8배 늘었지만,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

신협중앙회의 교회 담보 대출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한 반기당 평균 855억원씩 늘었지만, 올 상반기 증가 폭은 156억원에 그쳤다. 교회 담보 대출은 교회 건물·부지 등을 담보로 목회자를 주요 고객으로 대출하는 상품이다. 장로회·감리회 등 정통 교단에 가입돼 있고, 신도 수가 많을수록, 헌금 납부 규모가 클수록 대출 한도도 늘어난다. 목회자들은 이 대출로 교회 부동산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교회 건축과 증축, 운영 자금 등으로 활용한다. 대출금리는 목회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연 4~6.5% 수준이다. 교회 대출은 개신교 교단 규모가 성장하면서 상호금융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도 취급한다.

수협중앙회가 취급하는 이른바 ‘물고기 담보 대출(냉동수산물담보대출)’의 올 6월 말 잔액도 219억원에 그쳤다. 자료를 집계한 2017년 말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냉동수산물담보대출은 냉동수산물을 일반 창고에 보관하면 감정가액의 80%, 수협이 직접 운영하는 창고에 보관하면 90%까지 담보가치를 인정해 준다. 6개월 만기의 단기 대출이 대부분이고 수산업자의 신용등급과 수협과의 거래 빈도 등을 대출 금리 산정에 반영한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수산업자 입장에선 담보가 뒷받침하는 만큼 일반 신용대출보다는 저렴한 금리로 활용할 수 있다”며 “태풍 등 자연재해가 적은 가을·겨울에 어획량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액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많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 산하 지역 축협에서는 축산업자가 키우는 소를 담보로 한 동산담보대출 상품이 있다. 2023년 6월 시범 도입했고, 지난해 말 대출 잔액은 2억4100만원 수준에 그친다.
상호금융권은 올 들어 지역 밀착형 ‘풀뿌리 대출’ 증가세가 미미한 이유는 내수 부진 탓이 컸다고 분석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집계하는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지난해 10월 79.1포인트를 찍었다가 올해 7월에는 55.6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반도체 호황과 수출 호조에도 소규모 개인사업자가 느끼는 경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내수 경기가 살아야 교인들이 내는 헌금도 늘고, 교세 확장을 위한 교회의 자금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며 “올 상반기에는 목회자는 물론 농어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워낙 침체해 있다 보니 풀뿌리 밀착형 담보 대출 증가 폭도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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