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막힌 비대면 진료 ‘약 배송’ 빗장 풀리나…모든 환자로 확대 논의

채혜선 2026. 8. 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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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관련해 비대면 진료 과정이 취재진에 시연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비대면 진료의 마지막 퍼즐로 꼽혀온 ‘약 배송’ 허용 논의가 본격화한다. 코로나19 당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약 배송이 2023년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전환과 함께 대폭 제한된 지 3년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20일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겸업을 제한하는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비대면 진료 중개업자의 도매업 겸영 제한 등의 논의를 종합해 비대면 약 배송 확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진료는 비대면, 약은 직접 수령…약 배송 논의 착수


우선 정부는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 배송 확대 논의를 시작한다. 오는 12월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한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섬·벽지 거주자와 장기 요양 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에 한해 약 배송이 허용된다.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약 배송 대상을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사법·의료법 등 관련 법규 개정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약 배송은 가까운 동네 약국을 중심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논의한다. 비대면 진료 처방 조제만을 전문으로 하는 전담 약국은 금지한다. 이를 위해 약국의 비대면 진료 처방 조제를 하루 전체 조제 건수의 30% 또는 25건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있다.

처방 약 배송은 비대면 진료 도입 때부터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병) 당시 비대면 진료와 함께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에 따라 2023년 6월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약 배송 대상도 거동불편자 등 일부 환자로 제한됐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3년여간 한시적으로 운영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환자는 1419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약 배송이 제한되면서 상당수 환자는 진료를 비대면으로 받고도 처방 약을 수령하기 위해 약국을 직접 찾아야 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나만의닥터’를 운영하는 선재원 메라키플레이스 공동 대표는 “약 배송이 막혀 있다 보니 비대면 진료를 받고도 ‘이럴 거면 왜 비대면 진료를 받았냐’는 이용자 불만이 계속 쌓여왔었다”고 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체 비대면 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 배송은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제도가 시행되는) 12월에는 현재 정해진 대로 일부 대상만 약을 비대면으로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약사 사회의 반발이다. 대한약사회는 안전성 문제 등을 우려하며 약 배송을 반대해왔다. 정부는 이 같은 이해 관계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국무조정실 등 관계 부처와 약사 단체, 비대면 진료 중개 업체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운영해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또 환자가 약을 안전하게 수령·복용할 수 있도록 조제약 품질 관리와 환자 수령 여부 확인, 복약 지도 등 세부 사항에 대한 검토도 병행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안정적인 정착과 국민이 안전하게 의약품을 수령할 수 있는 환경도 함께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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