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李와 나눈 대화까지 공개…“이란전 안 도운 韓 왜 돕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란전쟁에 대한 지원 요청을 거부한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당신(한국)을 돕는데 개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의 이란전 지원 요청 거부를 비난하며 한·미 연합 훈련의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힌 것에 이은 더 강경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대화 요청에 대한 응답이 있었다며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한국 정부를 더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전쟁에 대한 한국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이 이를 사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전날 SNS에 관련 언급을 한 데 이어 이날은 정상간에 나눈 통화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그는 “최근에 내가 좋아하는 한국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를 좀 도와줄 수 있나. 이란 문제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원한다면 손을 좀 보태달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그는 ‘아니오. 사양하겠다’(No, thanks)고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사양에 “잠깐만요. 우리는 3만9000명의 병력을 주둔시켜 이웃 김정은으로부터 여러분을 지키고 있는데 이란에서 진행될 아주 쉬운 군사 작전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가 언급한 3만9000명은 실제 주한미군 병력 약 2만8500명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숫자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이란전 지원 요청에 대해 “우리는 개입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며, 이에 대해 그는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당신들을 돕는 데 개입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미국이 수행하는 이란전쟁을 지원하지 않는데, 미국이 왜 한국을 지원해야 하느냐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 집권 1기 때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청해 일부 관철했으나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를 되돌렸다면서 “우리는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까지 거론하며 “그들이 우리를 돕기 위해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 모든 나라를 돌아다니며 보호할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연합훈련 축소 지시의 배경으로 내세운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과 관련 ‘대화가 어느 단계에 와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이 대화 제의에 왜 반응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가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기자들이 재차 ‘김정은이 응답했느냐’고 묻자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그렇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김정은과의 대화가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합훈련 축소로 동맹국보다 북한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나는 상황을 훨씬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항상 나를 매우 존중해왔고 우리는 여러 차례 만났다”며 “나는 그를 이해하고 그도 나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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