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흐르는 피자 가게 “기독교 색채 왜 감춰야 하나요”

김연우 2026. 8. 1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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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피자를 든 예수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할렐루야피자의 짙은 기독교 색채는 의도된 것이다. 가게 이름도 누구나 기독교를 떠올릴 만한 직관적인 단어를 골랐다. 가게를 찾은 비기독교인은 이를 부담스러워하기보다 재미있어 했고 찬양 선곡에 대해서도 항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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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가수·지휘자 활동하며
‘할렐루야피자’ 운영 강내우씨
강내우 할렐루야피자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광진구 군자로 매장에서 예수님 모습 옆에 서 있다.

한 손에 피자를 든 예수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가슴에는 ‘천국을 보여줄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서울 광진구 군자로 할렐루야피자(대표 강내우)는 가게 앞부터 눈길을 끈다. 문을 열면 찬송가 소리와 함께 “할렐루야,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손님을 맞는다.

“피자는 빵 맛이에요.” 강내우 대표가 지난 14일 자신 있게 말했다. 갖가지 토핑과 소스로 맛을 내는 가게들과 달리 그의 승부수는 빵이다. 도우를 48~72시간 숙성하고 토핑은 곁들이는 정도로만 올린다. 꿀과 크림, 조미료도 쓰지 않는다.

강 대표는 자극적인 맛은 이후에 생각나도 몇 번 더 찾고 나면 그만이라고 봤다. “기준이 없으면 계속 새로운 것만 하다가 정체성이 없어져요. 복음하고 똑같아요.” 그도 처음 피자를 만들 때는 김치나 불고기를 얹으며 새로운 맛을 시도했지만 결국 담백한 본토식으로 돌아왔다. 이탈리아에서 6년간 생활하며 수없이 먹어본 경험이 기준이 됐다.

그는 신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성경도 처음에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계속 듣고 묵상하면 진짜 맛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난해한 구절이나 감춰진 비밀처럼 자극적인 것만 좇다 보면 본질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성악가로 활동해 온 그가 반죽을 빚기 시작한 것은 2022년이다. 2005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오페라를 배우며 즐겨 먹던 피자의 맛이 그리워 작은 오븐을 들이고 현지 요리 채널을 보며 반죽과 숙성을 익혔다. “내가 먼저 너무 좋은 걸 맛보면 자꾸 주고 싶잖아요.” 주변에 나누자 좋은 반응이 돌아왔고 2024년 12월 가게 문을 열었다.

매장 안 곳곳에는 십자가와 복음이 담긴 소품이 놓여 있다. 강 대표는 이곳을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봤다. 공연은 무료 초대권을 줘도 시간을 내 찾아오기 어렵지만 맛있는 음식은 스스로 돈을 내고 찾아온다는 것이다. “안 믿는 사람들이 자기 돈을 내고 와서 찬양을 듣고 있어요. 음식이라는 매개가 너무 특별하더군요.”

매장에 놓인 ‘Hallelujah(할렐루야)’와 시편 150편 6절 말씀이 새겨진 나무 장식.

할렐루야피자의 짙은 기독교 색채는 의도된 것이다. 가게 이름도 누구나 기독교를 떠올릴 만한 직관적인 단어를 골랐다. 주변에서는 비기독교인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니 신앙색을 덜어내라고 했지만 강 대표는 신념을 지켰다. 가게를 찾은 비기독교인은 이를 부담스러워하기보다 재미있어 했고 찬양 선곡에 대해서도 항의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우리 기독교인들이 위축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십자가와 복음 문구가 걸린 매장 내부 모습.

강 대표는 기독교가 세상의 눈높이에 맞추느라 스스로 색깔을 옅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했다. “세상에 자꾸 비위를 맞추고 쫓아가고 닮아가다 보니 오히려 기독교만의 것이 희미해졌다”며 “기독교인이 먼저 즐길 수 있고, 비기독교인도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도 “본질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이름을 내건 만큼 책임은 더 무겁다. “누군가 꼬투리를 잡으려고 할 때 크리스천이 더 잘해야 한다”며 “위생과 서비스에도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장사를 대하는 태도도 달랐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하지 않았던 만큼 수익에도 매이지 않으려 한다. 매출의 10%는 십일조로 버금아트미션 찬양선교회에 낸다. 운영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 가운데 10%는 직원 인센티브로 나누고 있다. 그는 “내 주머니에 들어오면 내 돈이라는 생각이 들어 수익 대부분을 손님들에게 나누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가게 밖에서 강 대표는 오페라 가수이자 성악가, 교회 지휘자와 찬양 사역자로 활동한다. 버금아트미션 찬양선교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예수사랑교회(김진하 목사) 순복음성동교회(정홍은 목사) 성가대를 각각 지휘한다.

강 대표는 사람의 몸에 대해 ‘하나님이 지으신 악기’라고 불렀다. 악기가 설계된 방식대로 울릴 때 제 소리를 내듯 사람의 목소리에도 지어진 목적에 맞는 소리가 있다고 봤다. 그는 “성악은 몸이 낼 수 있는 가장 건강하고 아름다운 소리”라며 “가사뿐 아니라 소리 자체로도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했다.

지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답했다. “이곳에서의 일이 오히려 쉼이 돼요.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죠. 하나님은 우리가 예배를 즐기고 이 삶을 즐거워하기를 원하세요.” 

글·사진=김연우 기자 y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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