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재산분할 소송 재상고…네 번의 재판, 남은 쟁점은

정진호 2026. 8. 15. 00: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최 회장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최태원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재상고로 9년을 끌어온 이혼 소송이 또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1·2·3심을 거쳐 파기환송심까지 4번의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재산분할액은 665억원에서 1조3808억원을 오가며 크게 출렁였다. 재상고심에선 파기환송심의 재산분할 선정 방식 적절성을 집중적으로 따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665억~1조3808억원…5번째 판단 받는다


2017년 시작한 법정 공방은 재판 단계마다 쟁점이 달라질 정도로 첨예했다. 1심에선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특유재산(特有財産,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 재산)’인지를 주로 다뤘다. 2022년 12월 1심은 SK 주식이 혼인과 무관한 상속·증여 재산이라는 최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주식을 분할 재산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는 게 이 사건의 첫 법원 판단이다.

2심은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놨다. 2024년 5월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함께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과 비교하면 20배에 달하는 규모다. SK그룹 성장 배경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는 이유다. SK그룹의 성장 이면에 노 전 대통령의 지원과 후광이 있었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최 회장 측은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항소심의 재산분할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이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에게 300억원을 지원한 게 사실이라고 보더라도 이 돈의 출처는 노 전 대통령이 재직 기간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며 재산분할 대상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빼고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비자금이 실제 SK에 유입됐다고 해도 불법적 자금이라 노 관장의 기여로 계산할 수 없단 취지다.


재산분할 비율 새로 산정한 파기환송


대법원 판단을 바탕으로 한 파기환송심은 혼인 기간에 노 관장의 가사·양육과 대외활동 기여가 있다는 이유로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분할 재산 산정 시점을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로 봐야 한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배척하긴 했지만, 항소심 종결 이후 SK 주가가 급등한 사정을 분할 비율에 반영해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SK의 주가가 급등한 사정을 재산분할 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반영한 것이다.
최태원 노소영 이혼·재산분할 재판 결과 그래픽 이미지.

향후 변수는 법률심이라는 재상고심의 성격이다. 재상고심은 법률심이다 보니 원칙적으로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는다. 대법원의 파기 취지에 따라 내린 파기환송심 판단을 재상고심에서 뒤집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번 재상고심의 쟁점은 앞선 대법원 파기환송의 법률적 취지가 파기환송심에 제대로 반영됐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법원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 기여 계산에서 배제하도록 했는데도, 파기환송심에서 재산분할 비율을 35%(항소심)에서 33.3%(파기환송심)로 1.7%포인트 낮추는 데 그친 점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이 재상고심에서 SK의 주가 급등분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한 파기환송심의 계산 방식이 법리적으로 타당한지를 따져볼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예측이다. 다만 이미 대법원 심리를 거친 만큼, 재상고를 통해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는 예상이 나온다.

정진호·조수빈 기자jeong.jinh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