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숙인 퇴거 논란…공사 “자발적 퇴거·자립 지원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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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내 장기 체류 노숙인에 대한 퇴거 조치를 놓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노숙인 인권단체가 충돌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노숙인에게 무조건적인 강제 퇴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활한 공항 운영과 이용객 안전을 위해 자발적인 퇴거를 계도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자활기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노숙인의 자립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무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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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행동 “퇴거·단속은 문제 떠넘기기”…지원주택 등 대책 촉구
공사 “강제 퇴거 아닌 계도”…14일 국토부·인천시 등 관계기관 대책 논의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인천공항에서 2주 이상 장기 체류하고 있는 노숙인은 제1여객터미널 5명, 제2여객터미널 11명 등 총 16명으로 파악됐다.
공사는 공항시설법에 근거해 이들에게 공항 내 노숙을 중단하고 자발적으로 퇴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항시설법 제56조는 공항 내 노숙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공항 운영자가 위반 행위를 제지하거나 퇴거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사가 퇴거 조치에 나선 배경에는 공항 이용객과 상주 직원 등의 민원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접수된 노숙인 관련 민원은 총 24건으로 위생 관련 7건, 안전 8건, 질서 9건이다.
주요 민원은 쓰레기를 모아둔 장소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비롯해 카페나 벤치 등 여객 편의시설 장시간 점유, 여객을 상대로 한 욕설·고성, 음주 상태에서의 시비 등이다. 수유실 등 여객 편의공간에서 잠을 자거나 휴게 의자를 장시간 이용해 다른 이용객이 불편을 겪었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공사는 지난달 30일 공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의 물건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하기도 했다. 명령서에는 여객터미널에서의 노숙을 중단하고 퇴거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불응할 경우 공항시설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노숙인 인권단체인 홈리스행동은 이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퇴거 조치 중단을 촉구했다.
홈리스행동은 “인천공항 노숙인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방기에 따른 결과”라며 “퇴거와 단속으로 노숙인을 다른 장소로 밀어내는 것은 문제를 다른 곳으로 전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시라도 필요한 보호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지원체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협력해야 한다”며 시설 입소 권유에 그치지 않고 지원주택과 임시 주거지원 등 노숙인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무조건적인 강제 퇴거가 목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항 질서를 유지하는 동시에 지자체와 자활·복지기관을 연계해 노숙인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공사는 자활기관인 ‘내일을 여는 집’과 연계해 임시 주거와 일자리 지원을 안내하고 있으며, 지자체를 통해 기초생활보장 등 복지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한 전문 상담과 진단·치료 등 개인별 상황을 고려한 지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노숙인에게 무조건적인 강제 퇴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활한 공항 운영과 이용객 안전을 위해 자발적인 퇴거를 계도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자활기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노숙인의 자립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무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관계기관도 대책 마련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시, 영종구 등 관계기관과 함께 인천공항 노숙인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논란은 공항이라는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질서 유지와 노숙인의 주거·복지권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단순 퇴거에 그치지 않고 임시 주거와 일자리, 복지·의료 서비스를 연계해 장기 체류 노숙인의 지역사회 복귀를 지원할 수 있는 관계기관 간 협업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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