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5연승', 여자배구 '황금세대' 떴다

양형석 2026. 8. 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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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들이 5전 전승이라는 완전무결한 성적으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승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 여자배구 대표팀은 12일(아래 한국시각) 칠레 로스안데스에서 열린 2026 국제배구연맹(FIVB) U-17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에서 알제리를 세트스코어 3-0(25-10, 25-17, 25-18)으로 제압했다.

필리핀은 조별리그에서 2승3패로 B조 4위를 기록한 팀으로 17세 이하 여자배구 랭킹에서도 25위에 머물러 있어 한국에게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상대다(한국은 12위). 성인 대표팀 언니들이 최근 몇 년 간 세계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17세 이하 대표팀 동생들의 선전은 배구팬들에게 신선한 기쁨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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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U-17 세계선수권조별리그에서 5연승을 거둔 U-17 대표팀

[양형석 기자]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들이 5전 전승이라는 완전무결한 성적으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승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 여자배구 대표팀은 12일(아래 한국시각) 칠레 로스안데스에서 열린 2026 국제배구연맹(FIVB) U-17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에서 알제리를 세트스코어 3-0(25-10, 25-17, 25-18)으로 제압했다. 11일 도미니카 공화국전 승리를 통해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은 이날 엔트리에 포함된 14명의 선수를 모두 투입하는 여유를 보이고도 셧아웃 승리를 만들었다.

한국은 4차전까지 득점 1위(91점)를 달리던 에이스이자 주장 손서연을 1세트만 뛰게 하고 교체했지만 장수인이 블로킹 2개와 서브득점 3개를 포함해 13득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어민서도 61.11%의 높은 공격 성공률과 함께 12득점을 올리며 뒤를 이었다. 첫 출전한 U-17 세계선수권대회 조별리그에서 5전 전승으로 D조 1위를 기록한 한국은 13일 B조 4위 필리핀과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 17세 이하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하며 D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 국제배구연맹
U-16 아시아선수권에서 일본-대만 꺾고 우승

스포츠, 특히 단체 스포츠에서는 특정 나이에 유난히 좋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일명 '황금세대'를 종종 볼 수 있다. 야구에서는 추신수(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와 이대호, 오승환(MBC 해설위원), 김태균(KBS N 스포츠 해설위원) 등을 배출했던 1982년생과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강정호, 양의지(두산 베어스), 황재균(티빙 해설위원) 등이 태어난 1987년생이 대표적인 황금세대로 꼽힌다.

하지만 여자배구에서는 '황금세대'라고 부를 수 있는 확실한 세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배구여제' 김연경(빠른 1988년생)과 오랜 기간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군림한 김수지(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V리그 시대가 배출한 1세대 스타들이다. 하지만 KGC 인삼공사(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서 주전세터로 활약했던 이재은까지 포함 시켜도 1987년생을 '황금세대'로 분류하기엔 표본이 다소 적다.

선수층(?)만 놓고 보면 오히려 1987년생보다 2년 늦게 태어난 1989년생들이 '황금세대'에 더 가깝다. 1989년생에는 지난 4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로 이적한 배유나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V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 양효진(KBS N 스포츠 해설위원), 흥국생명에서 두 번의 우승을 경험한 김나희(수원시청), 아웃사이드히터와 리베로로 쏠쏠한 활약을 해준 백목화 등 좋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한 동안 뜸했던 여자배구의 '황금세대'는 1990년대생들을 지나 2000년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2018년에 다시 등장했다. 선명여고의 전성기를 이끈 박은진과 박혜민(이상 정관장), 원곡고의 미들블로커 이주아(IBK 기업은행 알토스), 경남여고의 전천후 공격수 정지윤,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 나현수(이상 현대건설)이 동시에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대표팀의 주역으로 완전히 자리 잡진 못했다.

그렇게 조금은 아쉬웠던 황금세대가 거쳐갔던 여자배구에서 모처럼 배구팬들을 들뜨게 만드는 세대가 등장했다. 바로 20대 초반의 김연경과 양효진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중국과 명승부를 펼친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2010년에 태어난 선수들이다. 이들은 작년에 열린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일본, 결승에서 대만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리틀 김연경' 손서연 중심으로 잘 짜여진 팀 구성
 '리틀 김연경'으로 불리는 손서연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이다.
ⓒ 국제배구연맹
작년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에이스로 활약한 손서연은 대만과의 결승에서 30득점을 폭발하며 대회 MVP와 함께 '리틀 김연경'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배구팬들은 반신반의한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지금까지 박정아와 강소휘(이상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이재영(투란 VC), 정호영(흥국생명) 등 아웃사이드히터 유망주들은 모두 한 때 '리틀 김연경'이라는 수식어를 들어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어린 소녀들은 지난 7일 칠레에서 개막한 U-17 여자 세계배구선수권대회를 통해 왜 그들이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황금세대'로 떠오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조별리그 D조에 속한 한국은 푸에르토리코와 대만, 이탈리아, 도미니카 공화국, 알제리를 차례로 꺾으며 조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자신들의 기량이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U-17 대표팀의 중심에는 역시 '캡틴' 손서연이 있다. 손서연은 조별리그 5경기에서 97득점을 올리며 도미니카 공화국의 라이니 몬데시(102득점)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손서연은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토너먼트에 대비하기 위해 1세트만 뛰고 벤치로 들어갔다. 만약 손서연이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마음껏 '공격본능'을 뽐냈다면 조별리그의 득점 순위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번 한국 대표팀이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손서연에게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민서는 조별리그 5경기에서 58득점을 기록하며 손서연에 이은 2옵션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 170cm의 단신 아웃사이드히터 장수인도 52득점으로 대표팀의 '삼각편대'로 활약했다. 여기에 184cm의 미들블로커 최민주가 블로킹 공동 2위, 이서인 세터가 세트 부문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별리그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며 D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6강에서 필리핀과 격돌한다. 필리핀은 조별리그에서 2승3패로 B조 4위를 기록한 팀으로 17세 이하 여자배구 랭킹에서도 25위에 머물러 있어 한국에게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상대다(한국은 12위). 성인 대표팀 언니들이 최근 몇 년 간 세계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17세 이하 대표팀 동생들의 선전은 배구팬들에게 신선한 기쁨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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