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족 연루 사건 직접 수사 못한다…내달부터 ‘상피제’ 도입

경찰이 다음 달부터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이 연루된 사건을 해당 경찰관서에서 직접 수사하지 않고 다른 경찰관서에 맡기는 '상피제'를 도입한다. 수사감찰 기능을 인권감사관실로 이관하고 내부비리수사대도 새로 출범시키는 등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에도 나선다.
경찰청은 7일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오는 10월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대비한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9월 초부터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이 연루된 사건에 상피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상피제가 적용되면 사건 관계인의 가족인 경찰관이 근무하고 있거나 최근 3년 이내 근무했던 경찰관서에서는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하지 않고 다른 경찰관서로 넘겨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입건 전 조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가족이 연루된 사건의 수사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이 실시한 전수조사에서는 경찰 가족사건 117건이 확인됐다.
경찰은 조직 내부에 대한 감찰·수사 체계도 손질한다.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 맞춰 국가수사본부가 담당해온 수사감찰 기능을 인권감사관실로 이관·개편하고 내부비리수사대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수사감찰의 독립성을 높여 경찰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들 제도는 우선 경찰 내부 지침을 통해 시행한 뒤 훈령 등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검사가 요구·요청한 사건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경찰수사심의위원회에는 사회적 약자 소위원회를 신설하고 신고자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한 '변호인 대리신고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경찰수사심의위원회의 실효성을 높이고 경찰 수사 관련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하는 등 국가경찰위원회의 역할을 실질화하기 위해 연내 경찰법 개정도 추진한다.
수사 인력도 대폭 보강한다. 경찰은 불법·폭력 집회·시위 감소 등을 반영해 경찰관기동대를 감축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수사 인력 881명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추가 인력 수요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협의와 자체 인력 조정 등을 통해 확보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은 수사 공정성 강화를 위해 검토 중인 과제들의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후속 법령 정비와 수사 절차 개선 작업은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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