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먹었더니 암 전이 막았다"… 연구진이 밝혀낸 ‘뜻밖의 기전’

최수연 기자 2026. 8. 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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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로 잘 알려진 비아그라의 활성 성분 실데나필이 암세포의 전이에 필요한 콜레스테롤 공급을 방해해 전이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실데나필 투여 후 암세포의 전이 능력이 떨어지고, 쥐 모델에서도 전이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 실데나필과 스타틴을 병용했을 때 암세포 내 콜레스테롤 수준이 낮게 유지되면서 암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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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의 활성 성분이 암세포의 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발기부전 치료제로 잘 알려진 비아그라의 활성 성분 실데나필이 암세포의 전이에 필요한 콜레스테롤 공급을 방해해 전이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아그라는 본래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개발됐다. 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개선하는 작용을 연구하던 과정에서 남성 발기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서, 1998년 발기부전 치료제로 승인됐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쥐 암 모델, 인간 환자에서 얻은 암세포 배양 실험, 이스라엘 국영 의료 서비스 제공기관 ‘Clalit’ 회원 약 500만 명의 20년간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먼저 실데나필을 쥐 암 모델과 인간 암세포에 투여한 뒤 고해상도 세포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실데나필이 '포스포디에스테라제 5형(PDE5)' 효소를 억제하면서 세포 내 신호물질인 고리형 GMP(cGMP) 농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한 cGMP는 콜레스테롤 운반을 담당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기능을 떨어뜨렸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 형성과 에너지 대사 등에 필요한 물질로, 암세포가 주변 조직을 침범하고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 과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실데나필 투여 후 암세포의 전이 능력이 떨어지고, 쥐 모델에서도 전이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암세포는 이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데나필이 세포 내 콜레스테롤 이동을 막자, 암세포는 스스로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내는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했다. 이에 연구팀은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약물인 스타틴을 함께 사용했다. 그 결과, 실데나필과 스타틴을 병용했을 때 암세포 내 콜레스테롤 수준이 낮게 유지되면서 암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실제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이 Clalit 회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 진단 6개월 전 실데나필과 스타틴을 모두 복용한 환자군에서 가장 높은 생존율이 나타났다. 실데나필과 스타틴 병용이 암 환자의 예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실데나필의 암 치료 효과를 직접 입증한 임상시험은 아니다. 동물실험과 환자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로, 실제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바이츠만 과학연구소 아옐렛 에레즈 교수는 “실제 환자 데이터가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한 쥐 실험 결과와 일치했다”며 “다음 단계는 여성 환자에게 이 약물을 적용해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데나필 투여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암 연구(Cancer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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