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논란의 형소법 결국 의결, 민심의 우려 흘려듣지 말길

2026. 8. 5.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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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이 법안은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 보기는 힘들다. 이는 사법체계 정상화의 단초"라며 야당 및 시민단체 등이 거론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정부가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한 날 4년 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인 김모씨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주최하는 간담회에 참석해 "보완수사권 폐지는 국가폭력"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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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지층 의식해 거부권 행사 포기
예외적 보완수사권 유지 입장 무색
국민 눈높이 못 맞추면 국정 표류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이 법안은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 보기는 힘들다. 이는 사법체계 정상화의 단초”라며 야당 및 시민단체 등이 거론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로써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 10월 2일부터 수사의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고 검사는 공소제기·유지만 담당하는 형소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70년 넘게 이어져온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이 가시화됐다.

당초 이 대통령은 “아주 엄격한 조건하에 (검찰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당 안팎의 강경파들이 줄기차게 ‘전면 폐지’를 외치자 최근 ‘국회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 걸음 물러났고 이날 결국 형소법을 공포했다. 이와 관련, 이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유시민 작가 등 친여 인사들이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주의를 비난하자 권리당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력범죄 피해자들조차 법안에 대한 우려가 큰 데다 국민의 61%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반대(한국갤럽)하고 있다. 대통령이 지지층을 의식해 거부권을 외면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정부가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한 날 4년 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인 김모씨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주최하는 간담회에 참석해 “보완수사권 폐지는 국가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당시 사건에서 경찰이 놓친 가해자의 성범죄 증거를 검찰이 보완 수사로 찾아낸 사실을 목격한 뒤 수사 견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전날 소셜미디어에 “대통령님, 제발 피해자의 편이 되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호소했다. 국민이 국가를 향해 약자의 편이 돼 달라고 절규하는 현실보다 이 법의 실상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화살이 시위를 떠났다고 끝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이제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비위 경찰에 대한 징계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고 채우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비판 여론에 대한 면피성 답변에 그치지 않도록 반드시 실행에 옮기기 바란다. 국민 안전과 사법시스템을 지키기 위한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최근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부동산과 증시 대책 그리고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실망감이 컸기 때문인데 이를 관통하는 건 과도한 진영·정치 논리다. 민심보다 앞서는 게 없다는 걸 지도자는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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