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 참전용사 잊지 않는 한국 놀라워”… ‘감사의 정원’ 울린 후손들의 ‘아리랑’

황인호 2026. 7. 23.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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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 공연
6·25 참전 ‘강뉴부대’ 용사·후손
“할아버지 왔으면 기뻐하셨을 것”
6·25 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강뉴부대의 후손들로 이뤄진 ‘강뉴합창단’이 22일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에서 웃으며 노래하고 있다. 강뉴합창단은 이날 시민들 앞에서 ‘아리랑’ ‘고향의 봄’ 등을 불렀다. 서울시 제공


“할아버지가 6·25 참전용사였는데 저와 함께 감사의 정원에 왔다면 정말 기뻐했을 거 같습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강뉴부대’의 후손인 마크벨은 22일 찾은 서울 광화문 감사의 정원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 희생을 기억하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마크벨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기억해주는 한국 덕분에 할아버지가 더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강뉴부대 참전용사 후손으로 구성된 ‘강뉴합창단’은 이날 감사의 정원에서 특별 공연을 했다. 강뉴합창단은 강뉴부대 참전용사 1명과 후손 34명으로 구성됐다. 외교부 소관 NGO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가 2018년 창단했다. 에티오피아 참전 75주년, 참전용사 후원회 창립 30주년을 계기로 지난달 방한했다.

강뉴합창단은 6·25 전쟁 참전국의 헌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상징하는 6.25m 높이의 석재구조물 ‘감사의 빛 23’ 앞에서 ‘고향의 봄’과 ‘아리랑’ 등을 불렀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서울시립합창단도 함께했다.

강뉴합창단은 수없이 부른 곡이지만, 느낌이 새로웠다고 했다. 합창단원인 블린(15)은 “감사의 빛 23개 중 하나는 에티오피아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뜻 깊은 장소에 설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관객들 표정을 봤는데, 제 마음이 전해졌다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덧붙였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했다. 최정예 황실근위대에서 선발한 1개 보병대대를 투입했고, ‘강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혼돈에서 질서를 세우는 자’라는 뜻이다. 강뉴부대는 강원도 화천·양구·철원 일대에서 253차례 전투를 치러 모두 승리했다. 그 과정에서 122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다치는 희생을 치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76년 전 에티오피아 젊은이들은 자유를 지키겠다는 뜻 하나로 낯선 나라 대한민국을 향해 먼 길을 건너왔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그 숭고한 희생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여러분이 지켜낸 자유를 소중히 가꾸고 더욱 아름다운 문화와 평화로운 미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의 정원은 개장 이후 누적 8만5000명(프리덤홀)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관광 명소로 주목받을 뿐 아니라 국가간 우정을 되새기는 장소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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