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대상 광범위” 李 대통령 지적에 민주당 의원들 ‘고심’

여성국 2026. 7. 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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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의 ‘호남 반도체 투자 교섭 요구’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을 둘러싼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노동 쟁의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며 “이게 사회적으로 타당한지는 논쟁을 통해 정리되겠지만, 파업 사유가 될 수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정부가) 일정한 기준을 정해줘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가 13일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는 수만 명의 근무지와 처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이다. 2027년 교섭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입장이었다.

대통령 발언 직후 양대 노총은 강하게 반발했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으로 개정된 노조법 제2조 5호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근로자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 이외에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 등으로 쟁의 범위를 확대 명시한 점을 들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공장 증설’ 등도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개정의 핵심은 노동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도 교섭과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 데 있다”면서 “정부가 시행규칙이나 행정지침으로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려 한다면, 이는 국회가 입법으로 확대한 노동기본권을 사실상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개정 노조법(노조법 2·3조) 입법 취지를 정면 부정하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제약하려는 매우 우려스러운 시각”이라며 “현장의 복잡다단한 노사 관계를 정부가 손쉽게 가이드라인으로 통제하려 든다면, 노사갈등과 불확실성만 더욱 증폭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을 우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행령보다 (고용노동부) 지침이 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2년 지나고 좋은 점, 개선할 점이 나타날 거고, 거기에 따라서 평가하고 고쳐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노란봉투법 책임론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기 시작했다.

메가특구법 등을 다루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현재 갈등은 법 자체보다 해석과 적용의 문제”라며 “시행령 정비와 노사정 협의를 통한 틀과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도 “경영진과 이사회 고유 권한까지 노조 교섭 대상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동조합법을 다루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율사 출신 의원은 “당장은 아니어도, 앞으로 노란봉투법 개정을 검토하게 될 수 있다”면서 “시행령을 정비해도 법원은 참고만 할 뿐 결국 법문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상임위에서 관련해 논의한 바는 없지만 노동쟁의란 잠재적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노란봉투법 개정을 논의할 시점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뉴스1

법 개정 필요성과 관련해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이 기본권으로서 경영권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석하는 게 원칙이고 대통령의 지적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면서도 “개정된 법 조항이 광범위하고, 모호한 게 사실이다. 시행령 정비가 아닌 법 개정이 본질적인 해법”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해 조합원 84%가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내년 단체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밝히자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질타한 것은 정치적 촌극”이라며 “악법을 밀어붙여 통과시킨 이들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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