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강간 목적 제외는 국수본 지시”…검경 동시 압수수색

황희규, 김남준 2026. 7. 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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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이 ‘장윤기 사건’의 부실 수사 등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에게 성폭행 목적의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수본 지시가 있었다”는 경찰관들의 증언이 나와서다.

광주지검은 21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된 경찰의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등의 혐의와 관련해 이날 오전부터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국수본 진상규명 특별수사단도 이날 오전 검찰이 압수수색한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과 경찰이 한 사건을 놓고 각각 압수수색 및 수사를 벌이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경찰은 이날 검찰이 영장 집행을 마친 뒤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 대상물은 대부분 디지털 전자자료를 복제하는 방식이라서 검찰의 압수수색 후에도 동일한 자료 확보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검경의 압수수색은 “국수본이 장윤기의 살인 사건과 과거 성범죄 사건을 분리 수사하도록 지시했다”는 경찰관들의 증언에 따라 이뤄졌다. 장윤기의 성범죄는 여고생 살해 이틀 전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이다.

장윤기 사건 수사 당시 광산경찰서 수사팀 내부에서는 “성폭행 목적의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수사 지휘 과정을 거치며 분리 수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들은 “광산서가 주요 상황을 국수본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박성주 당시 국수본부장은 분리수사를 보고받았다고 한다.

장윤기 사건은 경찰이 단순 살인죄를 적용해 송치한 뒤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 등 살인죄를 적용하면서 경찰의 부실수사, 유착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광산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 등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공무상비밀누설·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조사 중이다.

특수본은 당시 광산서 형사과장인 A경정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 기각당했다. 광주지법은 “지금까지 소명된 자료만으로는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A경정 측은 살인과 성범죄 사건을 분리 수사한 배경에 대해 “국수본의 세 차례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경정의 변호인은 이날 “(광산서) 형사과에서 성범죄와 살인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수 있도록 세 차례 정식 보고서로 국수본에 제출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했다. 그는 또 “경찰의 구속기간 내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A경정은 강간 등 관련 내용을 검찰 송치 기록에 남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수본은 “구체적 혐의 적용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분리수사 지시는 “수사의 완결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 관계자는 “장윤기 살인 사건 송치 기한 내에 피해자가 다른 또 다른 성폭력 사건까지 입증해 한꺼번에 송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성폭력 수사를 하되, 검찰 송치 서류에 성폭행 기록 첨부를 지시했다”며 “어떤 혐의를 적용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광주특별시=황희규 기자, 김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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