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이젠 '미 함정 수주전'[양낙규의 Defence Club]
미 의회 합의에 따라 한미 조선협력 영향

국내 조선 3사가 미국 해군함정 건조 수주를 놓고 신경전이 시작됐다. 미 의회의 움직임에 따라 해외 조선소 활용 범위를 어디까지 정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미정부에서 전투함과 급유함에 대한 정보 요청(RFI)을 국내 조선사들에 보내 수주사업은 본격적인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평가다.
미 하원과 달리 상원서 일부 함정 허용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정부는 동맹국에 군함 건조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브릿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조선산업 보호와 해군 전력 확충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제동은 걸렸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HASC)는 지난달 5일 재러드 골든 하원의원이 발의한 수정안을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반영해 통과시켰다. 하원의 수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미국이 추진 중인 동맹국과의 협력 전력과 정면 배치된다. 해외 조선소 활용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놓고 의회 내부에서도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기대는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는 지난달 11일 해외 조선소에서 유류 보급함 최대 2척과 수송함 최대 2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의결했다. 하원이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이라면, 상원은 일부 보조함에 대해서는 동맹국 조선소 활용의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향후 양원 협의 결과가 국내 조선업계의 미국 전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중국 격차 줄이려 러브콜
다급한 건 미정부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해양 행동계획(MAP)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세계 조선 생산량에서 미국의 비중은 0.1%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53.3%를 차지한다. 미 해군이 발주한 신형 군함의 82%가 건조 지연을 겪고 있으며, 중국의 조선 건조 능력은 미국의 200배 이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전한 바 있다. 실무적인 검토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 국방부(전쟁부)와 해군은 최근 각각 전투함과 급유함에 대한 RFI을 국내 조선사들에 보냈다. RFI는 정부가 계획 수립을 목적으로 가격, 인도 조건, 기타 시장 정보 등을 파악하고자 할 때 밟는 절차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 논의가 본격화한 이래 미국 측이 RFI 형식으로 국내 조선소들의 함정 역량을 문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정보요청 받은 조선 3사 발 빠른 움직임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는 미 국방부에 각 사의 전투함 설계·건조 역량을 전달했다. 건조 실적, 설계 인력·역량, 연간 건조 가능 규모 등 조선소 역량을 포괄적으로 담아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정부의 선택만 남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국 함정 건조 수주사업에 한화오션이 우세를 점치고 있다. 미 의회 규제장벽에 가장 자유롭기 때문이다. 한화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전투함을 건조하기 위한 라이선스 획득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미국 함정의 해외 조선소 건조는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에 의해 사실상 막혀있는데 국내 유일하게 이 법안에 접촉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유일 현지 조선소 인수한 한화오션 주목
HD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협력관계에 머무는 수준이다. 각각 헌팅턴 잉걸스, 제너럴 다이내믹스 나스코 등 현지 조선사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건조하기로 했지만 협력 사업에 그친다. 또 미국 내 조선 생산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나스코(NASSCO), 디섹(DSEC)과 함께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프로젝트의 개념 설계 지원한다. 삼성중공업이 직접 미국 함정을 건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지원에 집중할 예정이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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