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만의 금리 인상…신현송, "물가 안정 확신까지 기조 지속"
추가 인상 속도·시점은 데이터 기반
증시 변동성 우려보다 반도체 가격 주시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한 가운데, 신현송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해 나가겠다"며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신 총재는 16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추가 인상 시점 등에 대해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는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살아있는 회의'가 될 것"이라며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를 열어뒀다.
신 총재는 현재 물가 흐름에 대해 에너지 충격에 따른 직접효과뿐만 아니라 시차를 두고 재화와 서비스로 퍼지는 간접효과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향후 내수와 소득 개선에서 비롯될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에 깊은 경계감을 드러냈다.
신 총재는 "지난 2021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 판단해 수요 쪽 압력을 간과했다가 결국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며 "이러한 교훈을 볼 때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수요 측 압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점에 금통위원 간 넓은 컨센서스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8월 통방 때 성장률 전망치를 상당폭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며 지난 5월 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불충분했던 만큼 실기가 아니었다"고 못박았다.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가 금리 인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통화정책을 펴는 입장에서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우선해서 봐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주식 가치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부의 효과'는 한국 시장에서 그리 크지 않으며,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되더라도 금융제도 전반에 미치는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주가를 좌우한다는 의견에는 100% 동의하기 어렵다"며 "기업 주가 자체보다는 반도체 가격 추이를 계속 주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 차주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재정 및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신 총재는 "취약계층의 부채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경우에는 도덕적 해이를 감안해 적정 수준의 부채 조정 정책이 필요하다"면서도 "통화정책보다는 선별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재정·금융정책이 더 적합하므로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적극적 확장 재정 기조와 한은의 긴축 기조가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상쇄로 보지 않았다.
신 총재는 "재정정책이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통화정책 방향과 반드시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며 "지출의 형태와 집행 속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총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자전거가 아닌 '큰 유조선'에 비유하며 "하루 이틀 만에 급격히 방향을 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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