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먹는다고? 복싱 선수가 메시 식단에 기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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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는 닭고기와 생선을 포함한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하는 반면, 테니스 선수 노박 조코비치는 식물성 재료 중심의 식단을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시와 조코비치의 식단이 식물성 재료 중심의 식단을 구성한 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메시가 채소 중심의 지중해 식단, 조코비치가 식물성 재료 중심 식단을 유지한다는 건 기쁜 소식이었다. 필자에겐 '운동선수가 채식 지향 식단을 유지해도 된다'라고 지지해 주는 두 명의 유명한 운동선수가 나타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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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월드컵이 축구팬을 웃고 울게 만든다. 대한민국은 32강에서 탈락했지만 각국의 월드 스타들의 활약 덕분에 월드컵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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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애틀란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이집트의 16강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 ⓒ 로이터/연합뉴스 |
외신과 국내 언론은 메시의 식단에 주목했다. 메시는 젊은 시절 과도하게 많은 양의 육류와 탄산음료를 섭취했다고 한다. 지울라노 포저는 메시의 식단을 책임지는 이탈리아 스포츠 영양 전문의였다. 그는 지중해식으로 메시의 식단을 관리했다. 지중해식은 식물성 식재료 중심이다. 올리브유(불포화지방산), 콩류, 통곡물, 닭고기, 생선, 채소, 마늘, 과일(신선한 토마토) 등 몸에 좋은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닭고기와 생선이 포함되어 있지만 채소 위주의 구성이다.
먹는 재료 만큼 먹지 말아야 할 식재료도 중요하다. 지울라노 포저는 메시에게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했다. 무엇보다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 가공 식품, 정제 밀가루 등은 철저하게 제한했다.
메시는 닭고기와 생선을 포함한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하는 반면, 테니스 선수 노박 조코비치는 식물성 재료 중심의 식단을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2026 윔블던 테니스대회 4강에서 떨어졌지만 서른아홉이라는 나이에도 20대 초반 최정상 테니스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의외이지 않은가. 살면서 "고기를 먹어야 힘쓴다"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어봤을 것이다. 축구처럼 활동량이 많은 스포츠라면 더욱 반전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역동적인 스포츠 활동에서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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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박 조코비치가 지난 1월 31일(현지 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 경기에서 이탈리아의 야닉 시너를 상대로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 ⓒ AFP/연합뉴스 |
필자는 채식 지향 8년 차다. 삼십 대 후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아마추어 복싱 선수로 등록했다. 부상을 줄이고 회복력을 높일 방법을 늘 고민할 수밖에 없다. 강도 높은 스파링 훈련과 시합을 하다 보면 20대와는 다른 회복 속도가 확연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부상 위험도 증가하지 않겠는가(관련 기사 : 상대 이름 듣고 다들 말을 잃어… 실전에서 만난 '그 선수').
과연 식단은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채식과 육식 중 운동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식단은 무엇일까? 최근에 오랫동안 품고 있는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는 다큐멘터리를 찾았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음식이 나를 만든다 : 쌍둥이 실험>다.
이 다큐가 흥미를 끄는 이유는 실험 대상이 쌍둥이라는 점이다. 다큐에 출연한 스탠퍼드 대학교 소속 영양학자 크리스토퍼 가드너는 "영양학 연구의 큰 난제는 모든 사람이 독특하다는 점이다. 같은 음식이라도 각자 달리 반응한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몸은 전기만 공급하면 움직이는 기계와는 다르다. 식습관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수면, 운동 강도와 양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준다.
유전자가 같은 사람들인 일란성 쌍둥이를 실험 대상으로 한 이유다. 실험군과 대조군을 쌍둥이로 하여 유전적인 요소를 통제한다. 실험은 8주 동안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1주 차부터 4주 차까지는 연구자가 제공하는 음식을 먹는다. 쌍둥이 중 한 명은 비건 식단을, 한 명은 잡식성 식단을 실천한다. 식단을 독립 변수로 한 실험인 것이다.
단 비건 식단과 잡식성 식단 모두 건강한 식재료로 구성한다. 이후 5주 차부터 8주 차에는 비건 식단과 잡식성 식단을 그대로 유지하되 각자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 또한 비건 식단과 잡식성 식단의 두 집단 모두 전문 트레이너 지도하에 동일한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영양학에서 널리 알려진 것처럼 비건 식단은 섬유질, 항산화 물질, 프로바이오틱스가 많고 포화 지방이 적다. 반면 육류와 유제품은 칼슘, 철, 단백질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과연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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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 위주의 식단. |
| ⓒ nadineprimeau on Unsplash |
8주 간의 실험을 마쳤다. 안타깝게도 실험 참가자 중 대부분이 실험 조건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다. 네 쌍둥이 중 존과 제번이 식사량, 운동량을 지켰는데 결과가 흥미롭다. 비건 식단을 했던 존은 내장 지방이 0.16kg에서 0.01kg로 92%나 감소했다. 반면 잡식 식단을 했던 제번은 0.1kg에서 0.09kg으로 0.01kg만 감소했다.
근육량은 어땠을까? 잡식 식단을 유지한 제번은 3.2kg가 늘었다. 과연 비건 식단을 한 존도 근육량이 늘었을까? 존은 근육량이 1kg 증가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다른 쌍둥이 결과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잡식성 식단을 한 쌍둥이는 근육량이 늘었고, 채식한 쌍둥이는 내장 지방이 줄었다.
이번 실험에서는 근육량 증가 폭이 잡식 식단에서 더 크게 나타났지만, 비건 식단이라고 근육량을 늘리지 못했던 건 아니다. 물론 중요한 건 먹는 것 만큼 운동량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고강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늘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다큐에 출연하는 피트니스 라이프스타일 코치인 니마이 델가도는 채식할 때 가장 크게 저지르는 실수로 잡식할 때만큼 열량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건 식단은 열량 밀도가 낮기 때문에 잡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먹는 것 같아도 살이 찌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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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와 상대 선수가 복싱 시합을 하는 중이다. |
| ⓒ 이현우 |
서른아홉의 메시가 여전히 월드컵 무대에서 활약하고, 조코비치가 젊은 선수들과 세계 정상에서 경쟁을 이어간다. 필자 역시 채식을 지향한 식단을 유지하며 3년 6개월째 복싱을 수련하는 동안, 적어도 채식이 근육량 유지의 걸림돌은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경험했다.
채식이 모든 사람에게 정답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육식이 운동 능력을 위한 유일한 정답도 아니다. 다만 이번 다큐와 메시, 조코비치의 사례는 우리가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통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쓴다', '운동하려면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막연한 믿음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brunch.co.kr/@rulerstic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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