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혼란, 서둘러 대책 내놓아야
환율 안정 효과 없이 변동성만 키워
실패 인정하고 안정화에 전력 다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을 향해 “최근 삼성전자·하이닉스 ETF(상장지수펀드) 때문에 많이 당하고 계신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도 “ETF 때문에 시끄럽죠”라며 “보완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5월 말 출시된 삼성전자·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최근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가져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시장에 혼란이 있으면 대통령이 당국에 대응책 마련을 당부하는 건 당연하다. 정책 의도는 좋았다고 해도 부작용과 혼선이 잇따른다면 서둘러서 보완하고 고쳐야 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지난 1월 13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산운용사 대표 등과 가진 비공식 간담회에서 다뤄졌다. 해외로 이탈하는 국내 투자자금을 되돌리고, 달러 유출을 막아서 환율을 안정시키자는 의견이 오갔다고 한다. 당시 환율 급등세는 심상찮았다. 우리 경제의 흐름이 나쁘지 않은 데도 달러당 1500원을 오르내렸다. 미국·이란 전쟁 영향을 고려해도 과하다는 시장 진단과 정부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면서 ETF 규제 개선이 떠올랐고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는 일찌감치 현실이 됐다. 올해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15일까지 37번째 발동됐는데 18회가 레버리지 ETF 출시(5월 27일) 이후 나왔다. 주식 거래 중단 조치인 서킷 브레이커는 2000년 이후 13차례 발동됐는데 이 상품 출시 이후에만 7번이나 됐다. 전쟁도, 경제 위기도 아닌데 극단적 급등락이 반복되는 건 비정상이다. 삼전닉스 레버리지가 전체 시장을 흔들며 증시를 도박판처럼 만들었다는 비판이 과하지 않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환율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증시 변동성은 키우고 있다”며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외신도 이 상품을 겨냥해 한국 증시가 ‘오징어 게임’처럼 변질됐고 당국의 정책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제라도 정부는 증시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보완대책 마련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기본 예탁금 상향, 리밸런싱(보유 비중 조정) 거래 분산 등의 업계 자율조치와 함께 당국 차원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투자자 피해, 증시 변동성 폭증을 고려하면 시간 여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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