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오라” 전화 거는 장동혁 측근들, 전화 피하는 의원들

“시간되면 집회에 참석해주세요.”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근 장동혁 대표 측으로부터 15일 광주통합시에서 열리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집회에 함께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대표의 뜻이라니 바로 거절할 수 없어서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도 최근 장 대표 측근에게 집회에 동행해달란 요청을 받았다. 이 측근은 “누님은 좀 더 오른쪽으로 와야 해요”라며 집회 참석을 권유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최근 장 대표 측에서 집회 참석을 요청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장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시위에 자주 참여했지만, 이를 두고 당내에선 “리더라면 110명 의원을 다 같이 움직이게 해야 했다”(나경원 의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른바 ‘나홀로 정치’에 대한 지적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측근들은 의원들과 지도부 인사들에게 직접 연락을 돌리며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장 대표 측근은 “장 대표가 집회에 갈 때 측근을 제외한 일반 의원들도 한두 명은 동행하는 게 보기도 좋다. 앞으로도 독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 인천 로데오 광장(8일), 부산 서면광장(12일) 등 전국을 돌며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는 장 대표 곁에는 동행자가 늘었다. 그런 장 대표는 지난 8일 인천에서 열린 참정권 침해 간담회에서 참석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행사장에 함께 한 의원들 이름을 한 분 한 분 부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너무 감사하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원들 반응은 냉랭하다. 장 대표가 참석하는 집회에 강성 지지층이 많이 몰리는 데다 집회 자체가 코너에 몰린 장 대표의 반전 카드란 당내 인식이 강해서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부정선거 구호와 장 대표 찬양이 가득한 집회에 들러리 설 일 있냐”고 했다. 재선 의원도 “간담회까진 몰라도 데모(집회)는 절대 안 간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8일 인천 간담회에는 박대출·정희용·강명구·김민전·김태규·박성훈·박준태·서지영·신동욱·이달희 의원과 김민수·조광한 최고위원 등 장 대표를 포함한 13인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후 집회엔 장 대표 측근들과 당 선관위 개혁특별위원장인 박대출 의원 등 7명만 참석했다. 지난 12일 부산 집회엔 부산 지역 의원 16명 중 이헌승·조승환 의원을 제외한 14명이 불참했다.
의원 대다수는 향후 집회 참석에도 부정적이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은 “아직 연락을 못 받았는데, 부탁이 오면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영남 중진 의원은 “장 대표의 집회 참석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짙다. 어떤 의원이 호응을 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국민의힘 대표실 관계자는 “대표 주요 행사나 일정에 지역 의원 참석을 요청하는 것은 관례”라며 “다만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참석을 권유하거나 압박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류효림 기자 ryu.hyo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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