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은 독일, 과르디올라는 이탈리아? '2030년 월드컵'에서 볼 수 있을까

이준목 2026. 7. 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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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축구계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명장들을 '2030년 월드컵'에서 볼 수 있을까. 현재 공석중인 각국 국가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위르겐 클롭, 펩 과르디올라 감독같은 명장들이 거론되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월드컵에서 연이어 쓴맛을 봤던 전통의 축구강국들은 '명가재건'을 위하여 검증된 지도자들의 영입에 어느 때보다 사활에 걸고 있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결별하고 새로운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현재 독일축구협회(DFB)는 위르겐 클롭 감독을 유력한 후보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독일 언론들은 사실상 클롭 감독의 부임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클롭 감독은 독일축구가 배출한 세계적인 명장이다. 독일 마인츠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클롭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분데스리가 2연패를 달성하며 독일 최고의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잉글랜드 리버풀에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며 세계 정상급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최대 라이벌이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는 독일과 잉글랜드에서 모두 동시대에 활약하며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게겐프레싱(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형님 리더십 등은 클롭 감독을 대표하는 특징이다.

독일축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 이후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에서는 연이어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고, 2026 북중미 대회에서도 32강에서 약체인 파라과이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하면서 명예회복에 실패했다. 월드컵마다 항상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독일의 몰락에 자국 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클롭 감독은 몰락한 독일 축구를 재건할 적임자로 꼽힌다. 현재 클롭은 레드불 그룹 소속으로 글로벌 축구 총괄 역할을 맡고 있지만, 최근 인터뷰에서는 지도자로 현장 복귀에 대한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풀을 떠난 뒤 2년여간 휴식을 취하며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만큼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도전할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클롭이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 것은 처음이며, 만일 독일축구협회와 계약이 성사된다면 유로 2028과 2030 FIFA 월드컵까지 '전차군단'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월드컵 4회 우승 국가인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도 아직 차기 대표팀 감독이 공석이다. 전통의 강호인 이탈리아는 2006년 마지막 월드컵 우승 이후 장장 20년에 가까운 장기 침체를 겪으며 독일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2010년 남아공과 2014년 브라질 대회에는 본선에는 올랐으나 연이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8년과 2022년, 그리고 이번 북중미 대회까지는 사상 최초로 3회 연속 본선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탈리아는 북중미월드컵 본선진출 실패 이후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사임하면서 후임 사령탑을 물색해왔다. 여러 쟁쟁한 거물급 명장들의 이름이 차기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인 안토니오 콘테와 로베르토 만치니에 이어, 최근에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름까지 거론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콘테 감독과 만치니 감독은 모두 이탈리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경험이 있다. 콘테는 지난 2014년부터 16년, 만치니 감독은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이탈리아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만치니는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공로도 있다.

두 감독 모두 지난 시즌을 끝으로 기존 소속팀과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현재 맡은 팀이 없는 상황이다. 콘테 감독은 나폴리에서 2024-25시즌 세리에A 우승, 2025-26시즌 준우승을 이끌었고, 만치니 감독도 알 사드를 이끌고 카타르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최근 맡았던 팀들의 성과도 매우 좋았다. 두 감독이 우수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사임한 이유가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을 다시 맡기 위해서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런데 최근들어 자국 출신의 명장들을 제치고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의 이름이 급부상했다.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등 현지 매체들은 과르디올라가 이탈리아 대표팀의 유력한 감독 후보로 거론되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과르디올라는 지난 2025-26시즌을 끝으로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 감독직에서 사임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클롭과 함께 현대축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감독으로 꼽힌다. 높은 점유율과 후방 빌드업을 앞세운 혁신적인 전술을 앞세워,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를 이끌며 맡은 팀들을 모두 당대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2022-23시즌에는 맨시티의 트레블(3관왕)을 이끌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언젠가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북중미월드컵 탈락 이후 자국 레전드 파올로 말디니를 기술이사로, 레오나르도를 수석이사로 선임하면서 대대적인 대표팀 재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동안 자국 감독들을 선임해 번번이 실패한 만큼 이제는 외국인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겨야 한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휴식을 위하여 맨시티 감독직에 사임한 지 아직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곧바로 국가대표팀을 맡아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연봉과 계약조건도 걸림돌이다. 과르디올라는 클럽 감독 시절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지도한 선수들도 대부분 월드클래스였다. 이탈리아 축구협회가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이 과르디올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클롭이나 과르디올라 모두 클럽 축구에서 거의 모든 것을 이룬 당대 최고의 명장들이다. 이들은 확고한 자신만의 축구철학과 전술적 개성으로 현대축구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국가대표팀을 맡은 경험은 아직 없다. 과연 이들이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제한된 국가대표팀을 맡아서도 자신의 능력과 철학을 구현할 수 있을지는 흥미로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제는 차기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 무대에서 클럽 대신 각국 대표팀을 이끌고 격돌하는 명장들의 모습을 다시 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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